정부, 몬테 데이 파스키 은행 재민영화 시동…연말까지 인수자 물색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이탈리아의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MPS)가 정부의 품에서 벗어나 곧 다시 민영화될 전망이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이탈리아 경제부 장관은 최근 정부가 보유한 MPS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담은 법안에 서명했다.
이 안이 주세페 콘테 총리가 주재하는 내각회의 의결을 거쳐 의회 승인을 받으면 민영화 작업이 다시 본궤도에 오르게 된다.
MPS는 1472년 창립된 세계 최고(最古) 은행이다. 우니크레디트·인테사 산파올로 등과 함께 이탈리아 3대 은행으로도 꼽힌다.
하지만 2017년 부실 채권과 채무가 누적되며 파산 위기에 놓이자 정부가 54억유로(약 7조5천782억원)의 공적 자금을 긴급 투입해 지분 68%를 사들인 뒤 재무 건전화 작업을 진행해왔다.
다만 당시 이탈리아 정부의 지분 인수는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 지원 아래 이뤄진 것으로, 양측간 합의된 바에 따라 내년까지 정부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일단 정부는 올해 말까지 인수자를 찾아 MPS의 부실 자산을 털어내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현지 금융계의 불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계획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재무 건전화 작업을 통해 MPS의 일부 부실 자산을 해소하긴 했으나 여전히 남아 있는 빚이 81억유로(약 11조3천673억원)에 달해 재무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일각에서는 원활한 매각을 위해선 정부의 추가 공적 자금 투입을 통한 '채무 다이어트'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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