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은 이번 지표에 반영 안돼
고용률 60.4%, 8월 기준 7년만에 최저…쉬었음·구직단념자 통계작성이래 최대
(세종=연합뉴스) 김연정 차지연 정수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역대 최장기간 장마에 지난달 취업자가 또 줄어 6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그런데 조사 시점 때문에 코로나19 재확산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은 아직 반영되지도 않아서, 다음달 발표되는 9월 고용상황은 더욱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8월 취업자 27.4만명↓…서비스업·제조업 모두 줄고 청년층 타격
통계청이 9일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8월 취업자는 2천708만5천명으로, 1년 전보다 27만4천명 감소했다.
지난 3월(-19만5천명), 4월(-47만6천명), 5월(-39만2천명), 6월(-35만2천명), 7월(-27만7천명)에 이어 6개월 연속 감소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8월에 8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11년 만에 최장 기간 감소 기록이다.
다만 감소폭은 4월 정점 이후 점차 축소하고 있다. 전월과 비교하는 계절조정 취업자로 보면 5월(15만3천명), 6월(7만9천명), 7월(7만2천명), 8월(11만4천명) 등 4개월째 늘었다.
서비스업과 제조업 취업자가 모두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업(-17만6천명), 숙박·음식점업(-16만9천명), 교육서비스업(-8만9천명) 등에서 많이 줄었다.
이중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숙박·음식점업은 감소폭이 7월(-22만5천명)보다 줄었으나 도·소매업은 7월(-12만7천명)보다 늘었다.
다만 3차 추가경정예산 재정일자리 사업 중 일부가 시행되면서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은 5만5천명 늘었다.
제조업은 5만명 줄었는데, 6월(-6만5천명)과 7월(-5만3천명)보다 감소폭은 축소했다.
긴 장마 영향으로 계속 늘고 있던 농림어업 취업자도 3천명 줄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38만4천명)을 제외한 모든 연령에서 취업자가 줄었다.
30대(-23만명), 40대(-18만2천명), 20대(-13만9천명), 50대(-7만4천명)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17만2천명 감소했다.
청년들이 주로 취업하는 대면서비스업이 코로나19 영향을 많이 받은 여파인 것으로 분석된다.
임금근로자는 11만3천명 줄었는데, 임시근로자(-31만8천명), 일용근로자(-7만8천명)는 줄고 상용근로자(28만2천명)는 늘었다.
비임금근로자는 16만1천명 감소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17만2천명)와 무급가족종사자(-5만4천명)가 감소했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6만6천명)는 늘었다.
통계상 취업자로 분류되는 일시휴직자는 14만3천명(20.3%) 늘어난 84만6천명으로 집계됐다.
◇ 고용률 60.4%, 실업률 3.1%…비경제활동인구 8월 기준 최대
취업자가 줄면서 15세 이상 고용률은 60.4%로 1년 전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8월 기준으로 2013년(60.2%)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5.9%로 1.1%포인트 하락했다. 역시 8월 기준으로 2013년(64.8%) 이후 7년 만에 최저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1.1%포인트 줄어든 42.9%를 기록했다.
실업자는 6천명 늘어난 86만4천명이었다. 실업자 증가폭은 5월(13만3천명), 6월(9만1천명), 7월(4만1천명)에 이어 줄어들었는데 통계청은 통상 하반기로 가면서 실업자가 줄어드는 계절적 요인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업률은 0.1%포인트 오른 3.1%로, 8월 기준 2018년(4.0%) 이후 최고치다. 청년층 실업률은 0.5%포인트 오른 7.7%로 집계됐다.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년 전보다 2.3%포인트 상승한 13.3%로, 같은 달 기준으로 2015년 작성 이후 최고치다.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도 3.1%포인트 오른 24.9%로 역시 8월 기준 2015년 이후 가장 높았다.
경제활동인구는 2천794만9천명으로 26만7천명 줄었다. 6개월 연속 감소다.
비경제활동인구는 53만4천명 늘어난 1천686만4천명으로 통계 집계 기준을 변경한 1999년 이후 8월 기준으로는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으로 분류된 사람은 246만2천명으로 8월 기준으로 2003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았다. 증가폭(29만명)도 지난 5월(32만명) 이후 최대다.
구직단념자도 13만9천명 늘어난 68만2천명으로 8월 기준으로 2014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로 집계됐다.
◇ 거리두기 격상 이전에 조사…"9월엔 거리두기 강화 영향 반영될듯"
취업자 6개월째 감소와 고용률 하락, 실업자 증가, 실업률 상승 등 8월 고용지표에 대해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코로나19의 영향이 가장 크고, 6월부터 8월까지 이어진 긴 장마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8월 고용동향 조사는 지난달 9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됐다. 8월 후반부에 본격화한 코로나19 재확산과 이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 영향은 이번 지표에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정 국장은 "조사 기간이 8월 15일 광복절 집회 이후 재확산과는 시차가 있기에 직접적 영향은 받지 않은 것으로 본다"며 "다음달 고용동향에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 이후 계속 좋지 않았던 고용지표가 다음달 발표되는 9월 고용동향에서는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는 기획재정부에서도 본격적으로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다음 달 발표될 9월 고용동향에는 전국적으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이 상당 부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영업자, 임시일용직, 청년층 등의 어려운 고용여건이 지속되는 가운데 발생한 추가 충격의 여파를 생각하면 벌써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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