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에 한은 5조 단순매입 발표…"추세변화 수준은 아냐" 평가도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한국은행이 연말까지 5조원대 규모의 국고채 단순 매입 계획을 밝힌 것과 관련해 증권업계에선 채권시장 안정에 도움을 주는 요인이라고 9일 평가했다.
다만, 4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국채 발행량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 추세를 변화시킬 만한 요인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한은의 단순 매입이 '립서비스'나 일회성 조치가 아니라는 점에서 수급 부담을 완화하고 최근 상승한 시장 금리의 하락을 되돌리는 등 안정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지만 삼성증권[016360] 연구원도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은 4차 추경으로 공식화된 7조원대 규모의 발행량 상당 부분을 흡수하는 것"이라며 "앞선 네 차례 단순 매입 때와 달리 이번 발표는 전체 매입 규모와 대략적인 매입 시점을 밝히는 구체적인 액션이었다는 점이 차별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은의 국고채 매입 여력은 아직 충분한 편"이라며 "이전보다 적극적인 스탠스를 보여주는 것으로 채권금리가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다만, 매입 규모와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시장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 연구원은 "단순매입 계획 규모가 4차 추가경정예산에 따른 7조원대 중반의 적자국채 발행량보다 적다"며 "내년도 173조원의 국고채 발행량뿐만 아니라 성장 및 물가 개선 등 악화하는 채권 투자 환경도 시장에 부담"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한은의 단순 매입 행태가 관건이지만 국고채 발행 증가 추세와 악화할 채권투자 환경을 고려하면 금리의 추세 변화로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판단했다.
앞서 한은은 연말까지 약 5조원 규모의 국고채를 단순 매입 방식으로 사들일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매입 시기는 시장 상황을 고려하되 가급적 월말께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 차원에서 3월부터 지난달까지 4차례에 걸쳐 총 6조원의 국고채를 단순 매입한 바 있다.
국고채 금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평균물가안정 목표제 채택과 정부의 4차 추경 편성 예고에 따른 공급 부담 경계로 이달 들어 상승세를 나타냈다. 한은의 국채 매입은 국채 금리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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