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받기 전략…차드 대통령 아들 예루살렘 방문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8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아프리카 차드의 내각 의장인 압델케림 데비를 만났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 "오늘 차드의 내각 의장 압델케림 데비와 정보당국 수장 아흐메드 코그리를 만났다"며 "우리는 대사 임명, 예루살렘 대사관 개설 가능성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드리스 데비 차드 대통령의 아들인 압델케림 데비는 이날 엘리 코헨 이스라엘 정보부 장관도 만나 양국 간 정보, 안보, 경제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작년 1월 차드의 수도 은자메나를 방문해 이드리스 데비 대통령과 회담하고 외교관계 재개를 포함한 여러 협정에 서명했다.
아프리카 중부에 위치한 차드는 세계에서 매우 가난한 국가로 꼽힌다.
차드는 이슬람권 최대 국제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원국이고 인구 1천500만명 중 약 52%가 이슬람교 신자다.
압델케림 데비의 예루살렘 방문은 최근 이스라엘이 예루살렘을 자국의 수도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주목된다.
오랜 적대 관계를 유지해온 발칸반도 국가인 세르비아와 코소보는 지난 4일 미국 중재로 경제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을 때 예루살렘에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열겠다고 밝혔다.
또 이스라엘 언론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라자루스 차퀘라 말라위 대통령은 4일 의회에서 한 연설에서 예루살렘에 자국 대사관을 개설할 뜻을 내비쳤다.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후 치른 제1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예루살렘 서쪽을 차지했고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일명 '6일전쟁)에서 승리한 뒤 동예루살렘까지 점령했다.
그러나 유엔(UN) 등 국제사회는 예루살렘을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는 국제도시로 규정한다.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인 다수가 믿는 유대교뿐 아니라 기독교, 이슬람교의 성지라는 종교적 특수성을 고려해서다.
이스라엘과 갈등을 빚는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을 미래의 독립국 수도로 여긴다.
이에 따라 각국은 대부분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지중해 연안 도시 텔아비브에 두고 있다.
현재 예루살렘에 대사관을 둔 국가는 미국과 중남미 과테말라 등 2개국에 불과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7년 12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고 선언한 뒤 2018년 5월 텔아비브에 있던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겨 국제사회의 반발을 샀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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