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 제외 대부분 상권서 매출 감소…"사태 길어지면 폐업 늘 수도"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대부분 대학이 비대면 수업 체제를 유지하면서 대학가에 입점한 편의점이 타격을 받고 있다.
각 편의점 본사는 지원 체제를 통해 점주들을 돕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손실을 메우기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A사의 지난 7~8월 대학가 점포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5.4% 감소했다.
같은 기간 편의점 B사와 C사의 대학가 점포 매출도 각각 13.4%, 11.6%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올해 1학기부터 전국 대학이 화상 강의 등 비대면 수업을 실시함에 따라 주 소비층인 대학생 상대 매출이 급감한데다, 대학교 근처의 자취생들이 아예 지방 본가로 돌아가는 경우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대학가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월 매출이 평년의 25%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며 "10명 가까이 고용하던 아르바이트생도 최근 3명까지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가 편의점은 방학 동안 매출이 줄었다가 개강과 함께 회복되는 구조인데, 올해는 지난 겨울방학 이후 지속해서 하락세"라며 "얼마 전 2학기가 개강했지만, 손님 수는 평년의 4분의 1도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관광지와 유흥가 상권, 병원 내 편의점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7∼8월 해운대 등 유명 관광지 상권 편의점 매출은 4~12% 줄었고, 술집과 노래방이 몰려 있는 유흥 상권 편의점 매출도 8%가량 감소했다.
편의점 A사 관계자는 "각 병원이 병문안 인원을 소수로 제한하거나 아예 금지해 병원 내 편의점 매출도 20% 가까이 떨어졌다"며 "주로 직영으로 운영하는 인천국제공항 내 편의점은 매출이 거의 없는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재택근무, 비대면 수업으로 집에 머무는 소비자가 늘면서 같은 기간 아파트 등 가족 상권과 원룸촌을 비롯한 1~2인 상권 매출은 각각 7~17%씩 증가했다.
이에 대해 편의점 본사는 다른 자영업 분야와 비교하면 편의점이 받는 코로나19 타격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라고 설명한다.
편의점 C사 관계자는 "편의점 제품은 대부분 필수 소비재거나, 실시간 필요에 따라 긴급하게 구매하는 것이어서 재난으로 인한 영향이 덜하다"면서 "본사 지원이라는 안전장치도 있어 가맹점 매출이 줄긴 해도 다른 자영업과 비교하면 안정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본사들은 각각 상생 지원 제도를 통해 어려움을 겪는 가맹점에 제품 폐기로 인한 비용과 전기세 등을 지원한다. 운영비 일부를 보조하거나 저금리 대출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일선 점주들은 본사 지원으로 코로나19 피해를 극복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한 편의점 점주는 "본사로부터 상생 지원 명목으로 받는 장려금이 일부 있지만, 손실을 보전하기엔 턱없이 모자란다"며 "임대료를 비롯한 고정 지출이 변함없는 상황에서 수입만 줄고 있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폐업까지 이르는 심각한 경우는 별로 없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더 길어지면 폐업과 휴업이 속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yd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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