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동제한 조치에 격리 비용만 1천400만원
호주 총리까지 모금 동참…1억 8천여만원 모여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호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이동 제한 조치 때문에 말기 암에 걸린 아버지를 만나러 갈 수 없게 된 4남매 가족에게 온정의 손길이 쏟아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죽음을 앞둔 아버지를 만나러 가려는 4명의 자녀에게 11일(현지시간)까지 격리 비용 등으로 써달라며 21만 호주 달러(약 1억 8천만원)의 후원금이 모였다고 보도했다.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시드니에 거주하는 4남매는 지난 7월 아버지 마크 킨스(39)가 뇌암과 폐암을 진단받고 올해 크리스마스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이동 제한 조치가 내려지면서 13살 미만의 네 자녀 중 1명만 아버지가 있는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으로의 이동할 수 있다는 당국의 통보를 받았다.
당국은 다른 방안으로 킨스의 자녀와 아내, 부모 등 가족 전체가 퀸즐랜드로 넘어가되, 이동 및 격리 비용으로 1만6천 호주 달러(약 1천400만원)를 지불하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11명이나 되는 대가족이 2주 동안 격리를 위해 호텔에 머물면서 이런 큰 비용을 감당하기는 어려웠다.
킨스의 아버지인 브루스는 "내 아내가 퀸즐랜드주 당국에 '장례 비용보다 검역 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건 말도 안 된다'며 항의했다"면서 아직 이동과 관련해 당국이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후 킨스 가족의 친구로 알려진 지인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고펀드미'에 이러한 안타까운 사연을 알리며 모금을 시작했다.
'마크의 마지막 소원'이라는 제목의 모금 페이지에는 "네 자녀와 마크의 가족들이 그를 간절히 보고 싶어 하며, 작별 인사를 전하고 싶어한다"며 "너무 늦기 전에 아이들이 아버지의 품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는 글이 적혀있다.
마크 가족의 사연이 알려지자 당초 목표액이었던 3만 호주 달러(약 2천500만원)를 훌쩍 뛰어넘는 액수가 모였다.
기부자 명단에는 호주 총리인 '스콧 모리슨'도 포함됐다.
그는 1천 호주 달러(약 90만원)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퀸즐랜드주 방역 당국은 "힘든 시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공감한다"면서도 "팬데믹(세계적 유행) 상황에서 지역사회와 구성원을 보호하기 위해 엄격한 지침을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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