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언론 "나발니 공격 노비촉, 개량돼 독성 강해져"

입력 2020-09-12 02:07   수정 2020-09-16 12:28

독일 언론 "나발니 공격 노비촉, 개량돼 독성 강해져"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독극물 공격 의혹 사건과 관련, 나발니가 노출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이 기존 물질보다 독성이 강하게 개량됐다고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슈피겔에 따르면 브로노 칼 독일 연방정보국(BND) 국장은 지난주 비공개회의에서 독일 정부의 조사 결과 나발니에게 사용된 것으로 나타난 노비촉에 대해 "독성이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독극물 성분이 더 복잡해지고 새로워졌다는 것은 러시아 정부의 개입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의미라고 슈피겔은 평가했다.
옛 소련 시절 군사용으로 개발된 노비촉은 신경세포 간 소통에 지장을 줘 호흡 정지, 심장마비, 장기손상 등을 초래한다.
독일 정보당국은 애초 러시아 정보요원이 나발니를 공항이나 여객기 안에서 사망하도록 독극물 공격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발니를 태운 여객기가 시베리아 옴스크에 비상착륙하고 곧바로 병원에서 해독 치료를 받아 생명을 건졌다는 게 독일 정보당국의 분석이다.
지난달 20일 러시아 국내선 여객기에서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진 나발니는 독일 병원으로 옮겨진 지 18일 만인 지난 7일 의식불명 상태에서 깨어나 회복 중이다.
사건 직후 나발니 측은 그가 독극물 공격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처음으로 그를 치료한 러시아 병원과 현지 당국은 나발니에게서 독극물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독일 정부는 지난 2일 연방군 연구시설의 검사 결과 나발니가 노비촉에 노출됐다는 "의심의 여지 없는 증거"가 나왔다고 밝혔다.
노비촉은 지난 2018년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야에 대한 독극물 살해 시도에 사용됐다. 당시 영국 등 서방국가들은 러시아 정보기관을 배후로 지목했다.
독일 등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를 상대로 진상규명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재에 나설 것이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사건과의 무관성을 주장하고 있다.
독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나발니는 사건 당시 상황을 기억하고 대화가 가능한 상황이며, 베를린 경찰은 나발니에 대한 경호를 강화했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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