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콩-미 파트너십' 발족…미·중 새로운 전선 부상 의식 관측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국이 1천816억원을 지원하면서 메콩강 유역 국가들과의 협력을 확대·격상하기로 했다.
메콩강이 미·중 갈등의 새로운 전선으로 떠오른 점을 의식한 조치로 해석된다.
12일 로이터 및 베트남 통신에 따르면 전날 화상회의로 진행된 '메콩-미 파트너십' 장관급 첫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2009년 '메콩강 하류 이니셔티브'(LMI)로 시작된 양 측간 협력을 '메콩-미 파트너십'으로 격상해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을 대신해 참석한 스티브 비건 국무부 부장관은 이를 위해 1억5천300만 달러(약 1천816억원)의 예산을 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메콩강 수자원에 관한 데이터 공유를 비롯해 재난 관리 프로젝트와 국경을 넘는 범죄 예방 목적에 사용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의장국인 베트남의 팜 빈 민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은 회의에서 '메콩-미 파트너십'은 메콩 지역의 지속 가능한 개발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메콩 유역 국가 간 개발 격차를 줄이고 도전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동남아의 젖줄'이라 불리는 메콩강은 최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새로운 전선으로 떠올랐다.
중국 티베트에서 발원하는 메콩강은 미얀마·라오스·태국·캄보디아·베트남 등을 거쳐 남중국해로 유입되는 길이 4천350㎞의 강이다. 중국에서는 란창(瀾滄)강으로 불린다.
미국 측이 지난해 이 지역에서 발생한 최악의 가뭄에 대해 중국이 강 상류에 건설한 11개의 댐이 원인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자, 중국 측은 3개월여 만에 해당 댐들이 가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반박 보고서를 들고나왔다.
이를 놓고 메콩강 유역이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전장'으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달 중순 열린 '란창(瀾滄)-메콩강' 협력회의(LMC) 정상회의 화상회의에서 "중국은 수자원 협력과 더불어 수문 정보를 공유해 기후 변화 및 홍수·가뭄 재해에 잘 대응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 총리는 또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면 동남아 국가들에 먼저 제공하겠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