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정의선 체제 2년…모빌리티 혁신 속도 올린다

입력 2020-09-13 06:45  

현대차그룹 정의선 체제 2년…모빌리티 혁신 속도 올린다
이사회 의장 맡고 배터리 회동 주도 등 국내외 광폭 행보
첨단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 진화…코로나 중에 미래투자 과제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정몽구 회장의 아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현대자동차그룹의 실질적 수장에 오른 지 2년이 됐다.
젊은 리더십 체제에서 현대차[005380]는 첨단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 전환하고 있다. 당장은 제네시스 브랜드 성공 등으로 실적이 반등했고 내년부터 나올 전기차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치열한 미래 모빌리티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혁신 강도를 더 높여야 할 상황이다. 예측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살아남기도 과제다.


◇정의선 '수부' 체제로 세대교체…보폭 넓히며 무게감 커져
현대차그룹은 '포니정' 정세영 회장과 'MK' 정몽구 회장을 거쳐 이제 명실공히 정의선 시대로 넘어왔다.
현대차는 2018년 9월 14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승진하며 공식 '2인자'가 됐을 때도 회장 보필 역할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이듬해 3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012330] 대표이사를 맡고 올해 3월 현대차 이사회 의장에 오르며 정 부회장의 입지는 확고해졌다. 정몽구 회장이 7월 중순 입원했지만 경영공백 우려는 나오지 않았다.
정 부회장은 재계 2위그룹 대표로서 대외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각각 만나 전기차-배터리 사업 협력을 도모했다.

청와대의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는 직접 전기차 전략을 소개하며 그린 뉴딜의 대표기업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작년 초엔 수소 분야 세계 CEO 협의체인 '수소위원회' 공동회장에 취임했고 올해 초엔 CES에서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제시하고 다보스포럼에 이어 전미 주지사협회 리센셥에 참석했다.

◇모빌리티 혁신에 속도…조직문화부터 변화
정의선 수석 부회장은 지난해 "미래에는 자동차가 50%가 되고 30%는 개인비행체(PAV), 20%는 로보틱스가 될 것이라 생각하며, 그 안에서 서비스를 주로 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라고 첨단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의 그림을 제시하고 '인간중심 모빌리티' 철학을 세웠다.

최근엔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에 전용 플랫폼 E-GMP에 기반한 전기차를 '아이오닉' 브랜드로 출시한다. 일정을 앞당겨 현대차와 제네시스에서만 2년간 전기차 9종을 새로 낸다.
2025년엔 100만대를 판매해 세계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소 분야 리더십 유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넥쏘 다음 모델을 개발하고 수소전기트럭 양산체제를 갖춰 유럽으로 2025년까지 1천600대를 수출할 계획이다.
투자와 개방형 혁신에도 적극이다.
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위해 2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앱티브사와 합작법인 '모셔널'을 세웠다.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해 인도네시아에 1조8천억여원을 투자해 완성차 공장을 짓고 있다. 향후 전기차 생산도 검토한다.
싱가포르에는 현대 모빌리티 글로벌 혁신센터를 세우고 전기차 공장을 지어 2022년부터 3만대 생산한다.
그랩, 올라 등 카헤일링 업체에 투자했고 미국과 한국에 모빌리티 사업 실증 법인인 모션랩과 모션을 세웠다.
정의선 부회장은 이와같은 변화에 맞춰 직원들에게 '스타트업 창업가'와 같은 자세를 강조하고 본인도 수평적 소통을 하겠다고 말했다.
상징적이던 '군대 문화'는 많이 옅어졌다. 자율복장이 정착돼서 정 부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정장을 갖춰입은 이유를 설명하며 양해를 구했을 정도다.


◇미래 모빌리티 생존경쟁 이겨야…지배구조 개편 등 남아
자동차 산업은 자동차 제조업이란 정체성이 무의미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올 정도로 대변혁 중이다. 방향을 잘못 잡거나 속도가 늦으면 도태된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테슬라 같은 신생 업체가 급격히 치고 올라왔고 모빌리티 범위가 '날 것'으로까지 확장됐다.
현대차가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면 제네시스 브랜드로 고급 이미지를 강화하고 전기차 시장을 장악해야 한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도 앞서야 한다.
관건은 자금력이다. 코로나19 충격을 견디면서 미래 대비도 해야하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모빌리티·자율주행·전동화 등에 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지배구조 개편, 중국 실적 개선, GBC 완공 등도 과제로 남아있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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