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프랑스 마크롱에 "터키를 건드리지 말라" 경고

입력 2020-09-13 01:42  

에르도안, 프랑스 마크롱에 "터키를 건드리지 말라" 경고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언급하며 "터키와 터키인을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는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10일 프랑스·이탈리아·몰타·포르투갈·스페인·그리스·키프로스공화국(키프로스) 등 남유럽 7개국 정상회의에서 "터키를 동지중해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1980년 쿠데타 40주년을 맞아 '민주주의와 자유'를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프랑스는 인류애를 거론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알제리·르완다 집단 학살을 언급하면서 "마크롱은 프랑스 역사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 프랑스 때문에 알제리에서는 100만명, 르완다에서는 8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신은 우리에게 인류애를 가르칠 수 없다. 터키와 터키인을 건드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남유럽 7개국 정상회의에서 "우리 유럽인은 오늘날 용납할 수 없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터키 정부에 명확한 태도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7개국 정상은 공동 성명을 내고 "터키가 동부 지중해와 에게해에서의 일방적이고 불법적인 활동을 중단하라는 EU의 거듭된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터키가 대화에 나오지 않고 일방적인 조치를 이어간다면 EU 차원의 추가 제한 조치 목록 작성을 지지하겠다고 경고했다.
터키는 키프로스 섬 인근 동지중해 천연자원을 두고 그리스·키프로스·프랑스·이탈리아와 대치 중이다.
키프로스가 프랑스 토털·이탈리아 이엔아이 등 다국적 에너지 기업과 손잡고 연안 자원 개발에 나서자 터키는 보호국인 북키프로스튀르크공화국(북키프로스)도 키프로스 섬 연안 자원에 권리가 있다며 시추선을 투입했다.
이에 그리스·키프로스·프랑스·이탈리아와 터키·북키프로스가 동지중해에서 대치하며 양측의 긴장이 고조하는 양상이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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