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동지중해 자원 탐사선 철수…그리스와 긴장 완화 조짐(종합)

입력 2020-09-13 23:34  

터키, 동지중해 자원 탐사선 철수…그리스와 긴장 완화 조짐(종합)
터키 "탐사 권리 포기한 건 아냐"…그리스 "긴장완화하면 협상 시작"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터키가 자원 탐사를 위해 그리스 인근의 동지중해에 파견했던 지질조사선을 13일(현지시간) 철수시키면서 해당 해역 가스 자원 탐사를 둘러싸고 대립하던 양국 간 긴장이 완화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앞서 지난달 동지중해로 파견됐던 터키 지질조사선 '오루츠 레이스'가 이날 다른 2척의 선박과 함께 터키 남부 지중해 연안 도시 안탈리아로 귀환했다.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은 이날 자국 관영 아나돌루 통신과의 인터뷰에 지질조사선 귀환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그러나 "계획된 전진과 후퇴가 있을 것"이라면서 조사선 철수가 "터키가 그곳(동지중해)에서의 우리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조사선 철수는 한시적 조치일뿐 터키가 동지중해 자원에 대한 권리를 완전히 포기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터키는 지난달 10일 오루츠 레이스를 해군 호위함들과 함께 그리스 카스텔로리조 섬 인근 동지중해 해역으로 파견해 자원 탐사 활동을 벌여왔다.
이후 유럽연합(EU)과 그리스의 강력한 철수 요구에도 세 차례나 조사선의 임무 기한을 연장했었다.
그러다 마지막 임무 기한(9월 12일)은 다시 연장하지 않고 조사선을 철수시켰다.
터키의 친정부 성향 일간 신문 '예니 사팍'은 탐사기한 추가 연장 자제는 "외교에 기회를 주기 위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터키가 그리스와의 외교 협상 물꼬를 트기 위해 탐사 기한을 추가 연장하지 않았다는 해석이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도 이날 터키 측의 오루츠 레이스 철수 조치에 대해 "첫 번째 긍정적 행보"라고 평가하면서 "긴장 완화 조치가 이행되면 서둘러 협상 테이블에 앉겠다"고 밝혔다.
모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터키와 그리스는 그동안 남과 북으로 갈라진 키프로스 인근 동지중해에서 에너지 자원 개발 문제로 대립해 왔다.
키프로스 섬의 경우 남부의 키프로스는 그리스와, 북부의 북키프로스튀르크공화국(북키프로스)은 터키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키프로스가 프랑스 토탈·이탈리아 이엔아이 등 다국적 에너지 기업과 손잡고 연안 자원 개발에 나서자, 터키는 보호국인 북키프로스도 키프로스 섬 연안 자원에 권리가 있다며 시추선을 투입했다.
이에 그리스·키프로스·프랑스·이탈리아가 동지중해에서 해·공군 연합훈련을 하며 터키에 경고를 보냈고, 터키는 북키프로스와 합동 군사훈련으로 맞불을 놓으며 군사 충돌 위험이 고조됐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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