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 어쩌지 못하자 아파트 입주민들 결국 언론에 '고발'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에서 아파트에 맹견 7마리를 풀어놓고 나 몰라라 해 주민들의 원성을 샀던 개 주인(견주)이 결국 강제 퇴거 조치를 당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14일 온라인 매체 네이션 등에 따르면 방콕 북부 파툼타니주의 한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은 지난주 언론에 한 견주를 '고발'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13세대가 사는 아파트 10층에 사는 이 여성 견주는 맹견으로 잘 알려진 아메리칸 핏불 7마리를 매일 저녁 집 밖에 풀어놓았다.
목줄도 없고 입마개도 하지 않은 핏불 7마리가 온 아파트를 어슬렁거리고 대·소변도 아무 데나 봤다고 주민들은 주장했다.
특히 문 앞 또는 복도에서 개들과 마주치면 무섭기가 짝이 없어 핏불들이 보이지 않을 때 슬쩍 아파트를 빠져나가야만 했다고 이들은 호소했다.
주민 중 한 명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한 마리에게 물린 적도 있다고 주민들은 주장했다.
아파트 관리인이 견주에게 다른 주민들의 안전을 생각해 몇 번이나 그러지 말라고 설득하고 경고했지만, 헛수고였다고 언론은 전했다.
참다못해 주민들이 관할 경찰서에 신고도 했지만, 경찰도 이를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주민들과 아파트 관리인은 언론에 제보해 이 문제를 공론화했다.
이 견주는 "우리 개들은 사람과 친해서 누구를 물 거나 하지 않는다"며 일축했지만, 결국 언론 보도가 나간 뒤 사흘 내에 아파트를 떠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네이션은 전했다.
견주는 이 직후 짐을 싸서 핏불 6마리를 데리고 아파트에서 나갔는데, 한 마리는 당시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보호단체는 개들을 생각해 새 거처를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이 견주는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 이 견주는 핏불 3마리만을 데리고 대로변에 누운 채 발견됐는데, 그는 살 곳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견주는 병원으로 옮겨지는 도중 구급차 뒷문을 열고 뛰어내리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매체는 전했다.
동물보호단체는 견주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 핏불들을 돌봐주겠다고 약속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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