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14일로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로이터통신은 '한때 미국의 적, 지금은 우방: OPEC 60살이 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OPEC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기에 친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OPEC의 변화 양상을 조명했다.
특히 반미 성향의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제재로 주춤한 사이 OPEC 내 사우디아라비아의 영향력이 한층 더 강화되면서 OPEC의 기류 변화가 일어났다고 진단했다.
OPEC은 애초 이 세 나라와 쿠웨이트, 이라크 등 다섯 국가가 미국과 유럽의 이른바 '오일 메이저'(국제 석유자본)에 대항해 자국 석유산업을 보호하고자 1960년 9월 14일 결성한 단체다.
OPEC은 1973년 아랍국가와 이스라엘간 욤 키푸르 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이스라엘을 지지하던 미국 등에 석유 수출을 금지해 제1차 석유파동을 일으키며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 뒤에도 미국의 원유 가격 인하 요구에 굴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원유 가격을 유지하는 정책을 폈다.
하지만 미국의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 제재로 반미 성향인 이들 매파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OPEC이 달라졌다고 로이터 통신은 평가했다.
OPEC의 전체 원유 생산량에서 이란의 비중은 7.5%로 2010년이후 거의 반 토막이 났고 이 기간 베네수엘라의 비중도 10%에서 2.3%로 하락했다.
반면 친미 성향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중은 35%로 약 7%포인트 상승하면서 영향력도 커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에서 무기를 수입하면서 안보를 미국에 의존해 미국의 '심기'를 거스르기에 쉽지 않은 입장이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 필요한 원유가격을 주문하면 그대로 서비스를 받는다"는 알제리의 전직 석유장관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실제 2018년 7월 13일 원유가격이 배럴당 7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가 너무 높다"며 "좋지 않다"고 트윗을 올렸고 OPEC 회의가 잡힌 같은 달 19일엔 "OPEC이 생산량을 상당히 늘리길 바란다.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재차 썼다.
당시 OPEC은 원유 생산량을 하루 100만배럴 늘리기로 합의했다.
이런 가운데 OPEC에서 이탈하는 국가들도 생겼다.
카타르는 지난해, 에콰도르는 올해 각각 OPEC을 탈퇴했다. 이에 따라 현재 회원국 수는 13개국이다.
남아 있는 국가들도 OPEC의 행보에 불만이 있지만 발언권을 확보하고자 남아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란의 한 소식통은 "이익을 극대화하려면 OPEC이나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의 회원국으로 남아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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