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창업자 "비즈니스 모델 망칠 것…매각 막아야"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 대기업 엔비디아가 자국 반도체 개발 기업인 ARM을 인수하려는 시도에 대해 정밀 검증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합의가 오늘 아침 발표됐다"며 "케임브리지에 있는 ARM 본사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포함해 구체적인 내용을 상세히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기업법은 국가 안보나 금융 안정성, 미디어 다양성, 공중 보건 위기 대응과 관련한 영국의 능력에 우려를 가할 수 있는 합병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정부에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일본 소프트뱅크는 이날 자회사인 ARM의 지분을 최대 400억 달러(약 47조원)에 엔비디아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6년 ARM을 320억 달러(약 37조9천억원)에 인수했다.
ARM의 공동 창업자인 헤르만 하우저는 이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매각이 ARM의 사업 모델을 망치는 재앙이 될 수 있다며 이를 가로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합의는) 케임브리지와 영국, 유럽에 재앙이 될 것"이라며 "ARM은 글로벌 존재감을 갖춘 유럽의 마지막 기술 기업인데, 이제 미국에 팔리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 정부가 ARM 매각에 세 가지 조건을 달아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영국의 일자리를 지키고, ARM의 개방된 비즈니스 모델을 보호하는 한편, 고객과의 관계에서 미국의 안보 관련 검토의 예외 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이같은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차라리 런던 증시에 상장해 영국 기업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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