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개국 중 인프라 5위…정부전략 31위·인재 28위·기업환경 30위"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우리나라의 인공지능(AI) 산업이 인재와 정부 전략, 기업환경 부문 등에서 다른 나라보다 뒤처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국가별 AI 산업 수준을 비교한 '글로벌 AI 인덱스'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가 우수한데도 AI 산업 성장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글로벌 AI 인덱스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AI 생태계 수준은 54개국 중 8위였다.
글로벌 AI 인덱스는 올해 2월 세계경제포럼(WEF) 영국 데이터분석 미디어 토터스 인텔리전스(Tortoise Intelligence)가 발표한 지표로, 인재·인프라·운영환경·연구수준·개발·정부전략·벤처현황 등의 7개 항목에서 100점 만점으로 국가별 점수를 매긴다.
우리나라는 네트워크 환경과 안정성을 의미하는 '인프라' 부문과 특허·제품 혁신 등 '개발' 부문만 5위권 안이었고, 나머지 5개 부문은 중하위권 수준이었다.
특히 인재, 운영환경, 정부전략, 벤처현황 부문은 평균 점수에도 미치지 못했다.
미국은 인재, 인프라, 연구수준, 벤처기업 규모 등 총 4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영국은 데이터 규제 등 행정여건을 의미하는 운영환경 부문에서, 중국은 개발 부문과 정부 전략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DC가 발표한 AI 시장 전망에 따르면 2023년에 중국은 119억달러(약 14조원) 규모의 성장이 예상된 반면 한국은 중국의 약 4.5% 수준인 6천4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전경련은 우리나라의 AI 산업 성장이 더딘 이유로 정부의 정책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글로벌 AI 인덱스에서 정부의 투자 지원 등을 의미하는 '정부 전략' 부문의 우리나라 순위는 54개국 중 31위로 7개 항목 중 최저였다.
중국은 2017년 '차세대 AI 발전계획'에 3년간 1천억 위안(17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반면, 한국은 작년 말 'AI 국가전략'에 향후 10년간 1조3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해 선진국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전경련은 AI 산업 인재가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글로벌 AI 인덱스에서 인재부문은 11.4점으로 1위인 미국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
학술 논문 등 출판물의 양적 수준과 인용 정도를 의미하는 연구 수준 부문은 22.4점으로 22위였고 인재 부문은 28위였다.
'글로벌 AI 인재 리포트 2019'에 따르면 2018년 세계 최고급 AI 인재 2만2천400명 중 미국과 중국에서 활동하는 인재는 각각 1만295명(46.0%)과 2천525명(11.3%)이었고, 한국은 405명(1.8%)에 불과했다.
데이터 활용 규제나 벤처·스타트업 지원 부족으로 비즈니스 여건이 열악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글로벌 AI 인덱스에서 데이터 활용 정책과 해외 인재 영입을 위한 비자, 행정 절차 등을 포함하는 '운영환경' 부문에서 한국은 47.1점으로 54개국 중 30위였다.
스타트업 규모와 투자를 의미하는 '벤처현황' 부문도 54개국 중 25위로 3.3점에 그쳐 1위인 미국(100점)과 차이가 컸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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