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총 세제개편 토론회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상속세는 장기적으로 폐지하고 법인세율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소득세는 다 같이 고루 더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5일 개최한 코로나19 극복과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세제개편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이와같은 의견을 내놨다.
경총이 배포한 자료를 보면 원윤희 서울시립대 교수는 "기업 영속성과 국제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단기적으로 상속세율을 낮추고, 장기적으로 상속세를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교수는 "1965년부터 2013년까지 48년간 상속세가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16개국을 실증분석한 결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속세수 비중이 0.1%p 상승할 때 경제성장률은 0.6%포인트 하락하고, 민간투자 증가율은 1.7%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원 교수는 "올해 상속세를 없애면 2034년까지 실질GDP는 약 0.31% 증가하고, 산업별로는 광공업 0.32%, 서비스업 0.31%, 농수산업 0.13%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그는 "스웨덴 등은 상속세를 폐지했고, 미국은 상속세율 인하와 동시에 기초공제액을 높여서 부담을 줄였으며 일본은 가업 상속 특례확대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원 교수는 또 "소득세율은 일부 고소득층 최고세율을 인상하기보다는 많은 사람이 조금씩 더 부담하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된 후에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조세수입을 확대해야 한다"며 "우선 소득세 확대가 필요하며, 이 부담을 모든 납세자가 능력에 맞추어 고르게 지는 것이 진정한 연대"라고 설명했다.
이성봉 서울여대 교수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고, 연구개발(R&D) 활동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세제를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해외 진출 기업들이 현지에서 경쟁력이 높아지도록 법인세를 영토주의 과세체계로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이 우리 정부에는 국내소득에 관해서만 법인세를 내고 해외에선 현지국 과세만 적용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외국 정부에 납부한 세금을 국내 세액에서 공제하는 형태다.
이어 홍기용 인천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토론에서 김상겸 단국대 교수는 "법인세율 인하와 과세구간 통합 같은 선 굵은 정책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현 성균관대 교수는 "2%포인트 법인세율 인하가 전체기업에 적용되면 전체 투자가 단기 2%, 장기 3.5%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정부지출증가는 단기소비에만 영향이 있고, 국내총생산이나 투자에 미치는 재정승수 효과는 미미하다"며 "재정지출 증가 대신 감세 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상속은 '부의 세습'이 아니라 기업 경영 영속성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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