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류 aT 중국본부 과장 "K-FOOD로 중국 고급 시장 개척 가능"
샤인머스켓 등 대중 수출 호조…파프리카·유기농쌀도 도전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4년 전 한국산 샤인머스켓 포도를 들고 중국 대형유통매장 본사를 방문했을 때는 팔리지도 않을 비싼 한국산 과일을 들고 나타난 불청객으로 생각했었죠."
중국에서 '껍질째 먹는 청포도' 샤인머스켓 열풍을 일궈낸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중국 본부의 송두류 과장이 당시를 회고하면서 꺼낸 말이다.
영국의 해로즈백화점과 함께 명품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2대 백화점인 '베이징 SKP'.
이 백화점의 프리미엄 유통매장에서는 현재 한국산 샤인머스켓 포도가 1송이에 한화 10만원가량에 팔리고 있다.
중국산 대비 10배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바이어의 급박한 요청으로 지난달 출하되자마자 중국으로 수출됐다. 현재 중국 프리미엄 유통매장 입구에서 단독 부스로 전시되는 등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사드) 사태로 한국식품의 대중 수출에도 시련이 닥쳤을 때, aT는 역발상으로 베이징 식품 박람회에 참가해 한국산 샤인머스켓 포도를 중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송두류 과장은 중국산 대비 압도적인 크기, 외관, 향을 보유한 한국산 샤인머스켓을 보는 순간에 이런 품질이라면 중국 고급 과일 시장에 도전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그런 확신은 2017년 한국산 샤인머스켓 포도 최초 대중 수출과 2018년 BHG, 징동, 신파디 도매시장 입점이라는 큰 성과로 이어졌다.
aT의 지원을 통해 한국산 샤인머스켓 포도가 중국 고급 과일 시장의 히트상품으로 부상하면서 대중 포도 수출액은 2017년 82만 달러(9억7천여만원)에서 2019년 558만 달러(66억여원)로 7배나 증가했다.
현재 중국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포도의 약 90% 이상은 샤인머스켓 포도가 점유하고 있다.
at 중국 본부는 2018년 국산 쌀가공식품의 최초 중국 유기인증 획득을 지원해 중국 유기농 식품시장에 우리 쌀가공식품이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중국은 다른 국가들과 유기인증에 관한 상호 동등성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에서 수입산 유기인증 식품으로 유통되려면 중국 유기인증을 별도로 획득해야만 한다.
송 과장은 "2년 6개월이 걸리는 중국 유기인증 획득 시간을 한국에서 유기인증을 획득한 제품이라면 6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죠. 현재 적지 않은 국산 제품들이 이 방법을 통해 중국 유기인증을 획득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aT 중국 법인은 한발 더 나아가 올해 한국산 파프리카와 유기농 쌀의 최초 대중국 수출도 지원하고 있다.
파프리카는 지난 6일 최초로 중국에 도착했으며, 유기농 쌀은 내달 처음으로 중국 땅을 밟을 예정이다.
송 과장은 "중국은 거대한 시장이죠. 어디서 누구에게 파느냐에 따라서 제품의 가치가 결정되기도 해요. K-FOOD가 중국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해 국산 원료 비율을 높이고 품질을 올리는 고급화 전략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어요"라고 덧붙였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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