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서 일반인 대상 이민법 교육 맞춰 반대 집회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의 서류 미비 이민자(불법체류자)들과 이들을 지원하는 권익옹호론자들이 시카고 도심에서 연방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 철폐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15일(현지시간) 오후 시카고 이민서비스국(USCIS) 빌딩 앞에 모여 연방청사 앞 광장 '페더럴 플라자'까지 행진하며 "ICE 폐쇄"(Abolish ICE), "(합법적 이민) 서류 없어도 두려움 없다"("Undocumented, Unafraid)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이민자를 내쫓고 권리를 빼앗고 범죄 집단화하려는 ICE는 경찰과 마찬가지로 백인 우월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이민법을 집행하는 연방 기관과 지역 경찰에 투입되는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침 이날은 ICE가 시카고에서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불체자 단속 및 체포 등 이민법 집행에 관한 6주 과정의 훈련프로그램 '시민 아카데미'(Citizens Academy)를 시작하려던 날이었다고 시카고 선타임스는 전했다.
로버트 가디언 ICE 시카고 지부장은 지난 7월 이 계획을 발표하며 "시민들이 ICE 이민법 집행의 다양한 측면을 이해하고 불체자 색출 작업에 관한 통찰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ICE가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성공을 거둘 경우 전국적으로 확대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일부 정치인들과 불체자 권익옹호론자들은 "극우 성향, 자경단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자신을 ICE 대리인으로 생각하고 과도한 행동을 할 것"이라면서 "체류 신분이 없는 이민자들을 더 큰 공포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ICE는 이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이유로 당초 일정을 내년으로 연기했고, 불체자 권익옹호론자들은 "전국적인 반발과 압력이 효력을 본 것"이라고 자평한 바 있다.
이날 모인 시위대는 페더럴 플라자에서 ICE의 '시민 아카데미'에 맞선 '민중 아카데미'(People's Academy) 워크숍을 열고 ICE의 행적을 비난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시민 아카데미 일정은 일단 연기됐지만 이민자 사회는 이민 서류 수수료 대폭 인상과 ICE 단속 대상에 대한 급습 작전 등으로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ICE는 창설 때부터 지역사회를 공포에 떨게 했으며, 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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