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연구진 '화산폭발 온실가스' 주목
"가뭄·폭우에 대멸종기 거쳐 공룡 득세"
'오비이락일 수도' 인과관계 두고 신중론도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약 2억년 전 급작스러운 기후 변화가 공룡시대 개막의 계기가 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리즈대 지구환경대학의 자코포 달 코르소 교수 등 다국적 연구진은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최신호에 이런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고 일간 가디언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화석 기록 등을 분석한 결과 약 2억3천300만년 전 지금의 캐나다 서부에서 대규모 화산 폭발이 일어나 온실가스가 대량으로 배출된 것을 파악했다.
이에 따라 지구가 급격하게 온난화돼 폭우와 가뭄 등 극단적 기상 현상이 빈번해졌고 그 여파로 무성한 초목이 점차 사라져 초식동물들이 대거 멸종했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당시 많은 생물종이 없어졌지만, 연구진은 이를 계기로 공룡들이 외려 번성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이 시기 다양한 공룡종이 새로운 지역으로 확산한 사실이 화석 기록에서 드러난다.
공룡과 더불어 악어·거북류도 이때를 기점으로 영역을 크게 넓혔다. 현재 아르헨티나, 브라질, 북아메리카, 인도 등에서 이들 생물의 화석이 발견됐다.
연구에 참여한 영국 브리스톨대 지구과학대학의 마이클 벤턴 교수는 "현재 '카르니아 다우 사건'(Carnian Pluvial Episode)이라고 불리는 대멸종이 당시에 확실히 일어났다"며 "이는 공룡뿐 아니라 포유류, 거북 등에게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후변화에 따른 대멸종이 공룡 번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판단하는 건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스티브 브루사트 에든버러대 지구과학대학 교수는 두 사건을 연관 짓는 게 매혹적이라면서도 "결국 기후 변화가 공룡 다변화를 일으켰는지, 우연히 시기가 맞았는지에 관한 오랜 논쟁으로 귀결된다"고 설명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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