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배터리 사업 부문 물적 분할 추진 소식에 LG화학 주가가 이틀째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증권가에서 물적 분할이 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을 하는 전지사업부를 분사하기로 하고 17일 이사회에서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분할 기일은 12월 1일 예정이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글로벌 재무적투자자(FI) 유치나 기업공개(IPO)를 하면 배터리 사업은 현재보다 높은 가치로 평가될 전망"이라며 "여러 사업부와 혼재되면 저평가받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분사 후 중국 CATL 등 글로벌 전지 기업과 직접 비교해 제대로 된 가치가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현재 LG화학 주가가 내재한 배터리 가치는 CATL 대비 58%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기술력, 매출, 이익 성장성은 CATL보다 우위에 있으나 시장 주가수익비율(PER)을 고려해도 저평가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전기차 시장 성장이 예상을 웃돌고 선·후발 배터리 업체 간 격차가 확대하는 가운데 분사 후 배터리 사업 가치가 확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터리 사업 분할은 주가 방향에도 긍정적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가에 대한 영향은 이사회 이후 구체적 일정이 확인돼야 판단할 수 있겠지만 현시점에서는 악재보다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전지 사업의 가치가 재평가받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물적 분할에는 통상 2∼3개월이 걸리며 IPO는 그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라며 "해당 기간 주식 시장에서 LG의 전지 사업에 대한 가치는 LG화학에 반영된다"고 덧붙였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도 "전지 사업부가 경쟁기업 대비 적정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을 받을 수 있고, 물적 분할 이후 정지사업부 상장 등 유동화를 통한 투자 재원 마련이 가능해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배터리 부문 분사 소식이 전해지자 전날 LG화학 주가는 장중 급락해 5.37% 하락 마감했다. 이날도 장 초반 2%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 하락은 분할 방법을 둘러싼 잡음과 분사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불확실성, 차익 실현 매물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이 분사한 회사를 100% 자회사로 소유하는 물적 분할을 하면 LG화학 기존 주주들은 계속 LG화학 주식만 보유한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물적 분할 진행 이후 원론적으로 LG화학 주주가치에는 변화가 없다"며 "LG화학의 분할 배경과 향후 방향성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주가 조정은 분사한 배터리 사업 가치가 현재 대비 높을지 여부와 배터리 주식을 사고 모회사 주식을 팔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ric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