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14m로 5~6m 더 커…300마리 새끼 갖느라 큰 덩치 필요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물고기 중 가장 큰 고래상어(whale shark)는 암컷이 수컷에 비해 성장 속도는 느리지만, 덩치는 수컷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컷은 빨리 성장하는 대신 평균 8~9m에서 성장이 멈추는 것과 달리 암컷은 느리기는 해도 꾸준히 성장해 평균 14m에 달한다는 것이다.
호주 해양과학연구소(AIMS) 어류학자 마크 미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 2009년부터 11년에 걸쳐 호주 서부 연안의 '닝갈루 리프'에서 고래상어 54개체를 추적 측정해 얻은 연구 결과를 학술지 '해양과학 프런티어스'(Frontiers in Marine Science)에 발표했다.
닝갈루 리프에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고래상어 수백마리가 매년 모여든다.
프런티어스와 외신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입체 비디오카메라를 활용해 고래상어들의 몸길이를 1천회 넘게 측정했다. 이 비디오 카메라는 촬영 틀에 두 대를 장착해 두 눈으로 보는 것처럼 입체적으로 녹화하고 이를 수치로 환산해 정확한 몸길이를 잴 수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닝갈루 리프의 야생 고래상어 이외에 수족관 고래상어 자료도 함께 활용했다.
그 결과, 고래상어는 청년기에 연간 20~30㎝씩 가장 왕성하게 자라는 것으로 측정됐다.
수컷은 태어나서 약 30년쯤 지나면 성적 성숙도가 완성되고 이후 한참 뒤 약 8~9m에서 성장이 정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컷은 수컷보다 훨씬 뒤인 생후 50년은 돼야 성적 성숙도가 완성되며 새끼를 가질 수 있게 되고 약 14m에서 성장이 멈추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래상어는 최대 18m까지 자랄 수 있으며, 수명은 100~150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고래상어 암컷의 덩치가 수컷보다 훨씬 더 큰 것은 많은 새끼를 낳기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미칸 박사는 "연구기간 새끼를 가진 고래상어는 단 한 마리만 관측됐는데 몸 안에 300마리의 새끼를 갖고 있었다"면서 "대부분의 상어가 2~10마리 정도만 갖는 것과 비교하면 놀랄만한 것"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고래상어 암수의 성장 속도가 다르다는 것은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 밝혀진 것이라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고래상어의 성장에 관해 알고 있는 것을 새로 썼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고래상어의 몸길이나 연령 등은 그물에 걸리거나 뭍으로 쓸려와 죽은 개체의 척추를 분석해 얻은 결과물로 샘플이 한정돼 정확할 수가 없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또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열대 바다로 모여드는 고래상어가 대부분 젊은 수컷인 점도 빠른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풍부한 먹이를 찾는 행동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고래상어가 새끼를 가질 수 있게 되기까지 30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은 그 이전에 불법 포획이나 배에 부딪혀 죽을 수 있는 확률도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고래상어를 보호하는 데 있어 정말로 걱정스러운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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