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도 사냥개처럼 냄새 훈련 가능…특정 작물 수분에 활용

입력 2020-09-18 09:42  

꿀벌도 사냥개처럼 냄새 훈련 가능…특정 작물 수분에 활용
해바라기 향 먹이에 해바라기 채집 늘어 생산량 29~57% 급증
아몬드·배·사과 등 다른 수분 곤충 의존 작물로 연구 확대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사냥개에게 잡으려고 하는 사냥감의 냄새를 먼저 맡게 한 뒤 후각을 이용해 이를 추적하는 것처럼 꿀벌에게도 후각 훈련을 통해 특정 작물에 수분 활동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대학교' 생물다양성·실험생물학과 월터 파리나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꿀벌에게 해바라기 향이 나는 먹이를 준 결과, 해바라기 수확량이 크게 늘었다는 실험 연구 결과를 생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꿀벌이 봉군 내에서 (먹이와 함께) 제공된 향에 익숙하게 만들고 이런 경험이 나중에 꿀벌의 향 유도 행동을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면서 "가장 놀라운 결과는 목표 작물에 대한 꿀벌의 채집 우선순위가 장기적이고 집중적이어서 작물 수확이 획기적으로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커런트 바이올로지를 발행하는 '셀 프레스'(Cell Press)에 따르면 연구팀은 꿀벌들이 해바라기 꽃향기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인공 향을 개발한 뒤 꿀벌 먹이에 섞어 제공했다.
연구팀은 봉군 내에서 이를 먹고 자란 꿀벌들은 해바라기 향을 기억하고 나중에 해바라기 꽃에 더 자주 앉고 더 많은 화분을 가져오는 등 꿀과 화분을 찾아다닐 때 영향을 받는 것을 확인했다.
그 결과, 해바라기 씨 수확량은 29~57%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파리나 교수 연구팀은 앞선 연구에서 꿀벌들이 봉군 내에서 먹이의 향과 관련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기억을 형성할 수 있으며, 이런 기억이 꿀벌의 식물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파리나 교수는 인공 향을 가미한 먹이 제공을 통해 꿀벌의 채집 활동을 조종하고 수확량을 대폭 늘리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이는 정밀 수분 전략의 하나로 간단한 인공 향을 이용해 수분 곤충에 의존하는 작물의 수분 작업을 개선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아몬드나 배, 사과 등 다른 수분 곤충 의존 식물을 대상으로도 연구를 진행 중이며, 궁극적으로는 수분 효율을 높여 중요 작물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인공 향 개발을 목표로 삼고있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