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탕롱대 학생들, BTS 영상 보며 한국어 매력에 '풍덩'
생활 한국어, 한국문화 함께 익혀 효과 두배…"몰입도 최고"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BTS(방탄소년단) 팬인 저로서는 BTS 멤버들의 영상을 보며 한국어를 배울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이런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지난 16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탕롱대에서 한국어과 3학년의 '한국의 사회 문화' 수업에 앞서 '런 코리안 위드 BTS(BTS와 함께 한국어 배우기)' 교재로 예습하던 한 학생이 활짝 웃으며 한 말이다.
이 학생은 앞서 스마트폰으로 책에 있는 바코드를 스캔해 BTS 멤버들의 영상을 보며 한국말을 열심히 따라 했다.
주변에 있는 다른 학생들은 보이스펜으로 책에 있는 음향 표시를 가리키며 기기에서 흘러나오는 한국말을 귀담아들었다. 7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동시에 같은 방식으로 공부해 마치 시장통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학생들은 밝은 표정으로 20분가량 놀라울 정도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전체 수강생의 20% 이상이 BTS 팬이라고 밝힌 터여서 그렇게 이상할 일도 아니다.
3학년 187명이 3개 분반으로 나뉘어 이 수업을 듣는데 교재가 70권밖에 없어 1주일에 한 번만 교재를 접할 수 있다는 것도 학생들의 애틋함을 더했다.
수강생들은 "한국말을 따라 해볼 수 있어서 공부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본수업이 시작되자 수강생들은 한국외국어대 허용 교수 연구팀이 BTS 영상을 활용해 개발한 동영상 강의를 들으며 공부를 이어갔다.
중간중간에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나 표현이 나오면 학과장인 이계선 교수가 보충설명을 해줬다.
탕롱대 한국어과 학생들이 '런 코리안 위드 BTS'를 활용, 글로벌 슈퍼스타 BTS의 표현을 따라 하며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지난 9일부터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 베트남 하노이 사무소가 교재를 기증한 덕분이다.
'런 코리안 위드 BTS'는 '달려라 방탄', '방탄밤', 'BTS 에피소드' 등 BTS가 그동안 출연한 영상을 활용한 한국어 교육 콘텐츠로, 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교육 독립 법인 '빅히트 에듀'가 제작했다.
이 교재는 또 한국의 지리와 문화를 알려주며 실생활에서 쓰는 표현을 중심으로 다뤄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이 교수는 밝혔다.
이 교수는 또 "여러 가지 한국어 수업 가운데 BTS와 함께 한국어 배우기 강의만큼 몰입도가 높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는 하노이 국립외국어대에서도 오는 10월 12일부터 이 같은 수업을 시작한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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