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면역력 강화 등 당부…신규 확진은 9만6천명
방역·경제·외교 등 난제 돌출…비난 목소리는 아직 작은 편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가운데,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생일 선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많은 이들이 생일 선물로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본다"며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켜달라는 것"이라고 썼다.
그는 "마스크를 제대로, 계속 착용해달라"며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장소를 피하고 면역력을 키우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2야드'를 명심하라"고 덧붙였다.
'2야드'(약 1.8m)는 사람 사이에 지켜야 할 거리를 말하는 것으로 평소 거리 두기를 통해 방역에 신경 써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모디 총리는 전날 70세 생일을 맞았다.
인도 정부는 경기 회복을 위해 지난 5월부터 방역 통제 조치를 차례로 풀었고 이 과정에서 사람들의 이동이 증가하면서 확진자 수가 급증했다.
여기에 인구 대부분이 밀집 환경에 사는 데다 사회적 거리 두기나 마스크 착용, 개인위생 관리 등이 잘 지켜지지 않으면서 확산세가 가팔라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보건·가족복지부 기준)는 이날 오전 521만4천677명으로 전날보다 9만6천424명 늘어났다.
전날 집계된 수치 9만7천894명보다는 근소하게 줄었지만 3일 연속 9만명대를 기록하며 폭증 중이다.
인도는 현재 미국(687만4천596명, 월드오미터 기준)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누적 확진자가 많은 나라다.
이날 인도의 누적 사망자 수는 8만4천372명으로 전날보다 1천174명 늘었다.
2014년 집권한 모디 총리는 지난해 5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집권 2기'를 열었지만 최근 국내외에서 여러 어려움에 시달리는 중이다.
국내에서는 강력한 봉쇄 조치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방역에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경제도 심각한 상황에 빠진 상태다.
특히 경제의 경우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23.9%나 감소했다.
여기에 중국과 국경 문제로 인해 양국 간 군사적 긴장마저 고조되는 상황이다.
다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인도 내에서는 모디 총리에 대한 비난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편이다.
이는 모디 총리가 비록 방역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강력한 전국 봉쇄령 도입 등을 통해 결단력 있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준 데다 현재 인도 정계에는 강력한 야당이 없는 점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또 인도 인구의 80%가량을 차지하는 힌두교도들이 여당 인도국민당(BJP)의 든든한 지지 세력이라는 점도 모디 총리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경제 위기'가 결국에는 모디 총리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런던정경대의 정치학자 수만트라 보세는 CNN방송에 "모디 총리는 지난 6년간 유권자들에게 '경제 개발 메시아'라는 이미지를 부각했다"며 경제가 심각하게 침체한 상황에서는 그의 입지가 취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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