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동지중해 문제로 그리스 총리 만날 수 있어"

입력 2020-09-19 19:34  

에르도안 "동지중해 문제로 그리스 총리 만날 수 있어"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동지중해 천연자원 개발을 두고 그리스와 대치 중인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대화 의사를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의가 있다면 미초타키스 총리와 만날 수 있다"며 "화상 회담을 하거나 제3국에서 회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터키는 대화 테이블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어떤 틀에서 무엇을 논의할지가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동지중해에서 천연가스 탐사 임무를 수행하던 지질 조사선 '오루츠 레이스'가 터키 남부 안탈리아 연안으로 귀환한 것을 언급하면서 "외교에 기회를 주자"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우리가 오루츠 레이스를 철수한 이유"라며 "그리스도 이런 접근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오루츠 레이스는 정기적인 유지·보수를 위해 귀환한 것"이라며 "우리가 탐사 활동을 완전히 중단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터키와 그리스는 키프로스 섬 인근 동지중해의 천연자원 개발을 놓고 대립 중이다.
2010년 미국의 지질조사 결과 터키 해안에서 지척인 키프로스 섬 인근 동지중해에는 17억 배럴의 석유와 122조 큐빅피트(cf)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1일 터키는 지질 조사선 오루츠 레이스를 키프로스 섬 인근 동지중해에 투입해 천연가스 매장 탐사에 나섰다.
오루츠 레이스의 작업해역은 키프로스 섬과 그리스 영토인 로도스·카파토스·카스텔로리조 섬 인근으로 그리스·키프로스가 주장하는 배타적 경제수역(EEZ)과 겹친다.
그리스·키프로스는 터키가 동지중해에서 자원 탐사에 나서자 키프로스 섬 인근 천연가스 시추권을 받은 프랑스·이탈리아와 함께 합동 훈련을 하며 터키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터키도 실사격 훈련으로 맞대응했다.
일촉즉발의 위기로 번진 양측의 긴장은 지난 12일 터키가 오루츠 레이스를 철수시키면서 다소 누그러들었으나, 언제든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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