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언론 보도…아마존 열대우림 등 삼림 파괴 증가세가 걸림돌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유럽연합(EU)과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간의 자유무역협정(FTA)이 갈수록 난항을 겪고 있다. 아마존 열대우림 등에서 나타나는 삼림 파괴 증가세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브라질에서 삼림 파괴가 계속된다는 보고서가 잇따르면서 EU-메르코수르 FTA 체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는 삼림 파괴가 생물종 다양성과 기후를 위협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EU-메르코수르 FTA에 반대하는 프랑스 정부의 입장을 강화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지난달 20일 베를린에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만나고 나서 환경 문제를 들어 EU-메르코수르 FTA 체결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브라질 외교부는 "FTA 체결이 무역과 투자에서 많은 기회를 창출하고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협력 메커니즘을 만들어내는 등 두 블록에 상호 이익이 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면서 "환경 문제를 이유로 FTA 체결을 막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EU와 메르코수르는 지난해 6월 말 벨기에 브뤼셀 각료회의에서 FTA 체결에 합의했다.
EU는 FTA 체결 조건으로 브라질이 파리기후변화 협약을 준수할 것을 요구했다. 이 협약은 2030년까지 아마존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무단 벌채를 완전히 종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파리기후변화 협약 탈퇴를 시사하는가 하면, 국제사회의 기부로 조성되는 '아마존 기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겠다고 밝히면서 EU의 반발을 샀다.
한편, 브라질에서도 EU-메르코수르 FTA 체결을 회의적으로 보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아미우톤 모우랑 브라질 부통령은 지난달 말 무역단체 관계자들과 화상 대화를 통해 아르헨티나 채무 위기 등 메르코수르 회원국들이 매우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는 데다 환경 문제를 둘러싼 브라질과 유럽의 마찰 때문에 FTA 체결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 자료를 기준으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은 9천205㎢에 달했다. 축구 경기장 119만5천454개 넓이에 해당한다.
또 지난 한 해 동안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8만9천178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최근 10년을 보면 2017년(10만7천439건)과 2015년(10만6천438건)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것이다.
올해 상반기 화재는 1만395건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8천821건보다 18% 가까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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