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사항을 현실로 받아들인 것…다른 나라들에 영향 못 미쳐"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20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유엔 제재 전면 복원을 선언한 미국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성명을 통해 유엔 안전보장위원회(안보리) 결의안에 명시된 규정에 따라 이날 오후 8시(미 동부시간)부로 '스냅백'(제재 복원) 절차를 발동한다고 밝혔다.
스냅백은 2015년 이란이 주요 6개국(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체결한 핵합의인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내용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완화한 제재를 다시 복원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은 유엔 안보리의 대이란 제재 결의 효력 복원과 관련한 안보리 내 과정이 완료됐다고 주장하면서, 국제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도 자신들의 주장이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것을 알고 있다. 바로 이 때문에 미국에 동의하지 않는 국가들에 대해선 제재와 다른 형벌을 가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무부는 "유엔 안보리는 이란에 대한 제재 복원으로 이어질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면서 "미국이 하는 모든 행동은 이란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 정책에 안보리를 종속시키려는 각본에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은 지난 2018년 5월 (이란과의) '핵거래'에서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하면서 안보리 결정과 유엔 헌장에 규정된 국제규범을 내던져 버렸다"면서 "그러고선 이제 모두에게 '미국제' 상표가 찍힌 '증강현실' 안경을 끼고 이란과 이란 핵합의를 둘러싼 모든 일을 전적으로 이 안경을 통해 보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외무부는 "이란 제재 결의가 복원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희망 사항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행동"이라고 비꼬면서 "미국의 불법적 제안과 행동은 다른 나라들에 국제적-법적 영향을 미칠 수 없으며 이란과 이들의 합법적인 협력을 제한하는 의무를 지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외무부는 미국은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고 JCPOA를 파괴하고, 이란과의 핵합의 이행을 보증한 안보리 결의 2231호를 훼손하는 노선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이 다른 국가들에 제시한 대이란 제재 복원 요구를 따르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성명에서 "미국은 권한에 따라, 무기 금수조치를 포함해 앞서 종료된 (이란에 대한) 모든 유엔 제재를 복원하는 스냅백 절차를 시작했다"면서 "모든 유엔 회원국이 이런 조치를 시행할 의무에 따르길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유엔과 회원국들이 제재 시행 의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미국은 국내적 권한을 활용해 대가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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