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주 유세서 인종주의 발언에 비판 쇄도…"나치 연상"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유세 도중 백인 지지자들을 향해 "좋은 유전자를 가졌다"고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셜미디어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미네소타주 베미지에서 열린 유세에서 군중을 향해 "여러분들은 좋은 유전자를 가졌다"며 "많은 것이 유전자와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주마 이론을 믿지 않느냐. 우리가 매우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며 "미네소타의 여러분은 좋은 유전자를 가졌다"고 또다시 언급했다.
미네소타주는 주민 대다수가 스칸디나비아 후손들로,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주민 79%가 백인이다.
이날 유세 현장에 모인 군중도 대다수가 백인이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을 향해 '경주마 이론', 즉 '어떤 이들은 유전적으로 더 우월하게 태어난다'는 이론까지 언급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다.
트럼프의 이런 발언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에서는 트럼프가 또다시 인종주의를 부추기는 발언을 했다며 비판이 일었다. 특히 '유전자', '경주마 이론' 등의 언급은 과거 나치 독일이 내세운 지배자 민족(master race), 우생학을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작가이자 역사학자인 스티브 실버만은 트위터에 "홀로코스트에 대한 글을 쓴 역사학자로서 난 직설적으로 말하겠다 : 이것은 유대인, 장애인, LGBTQ(성 소수자) 등을 몰살에 이르게 한 나치의 수사법과 구분되지 않는다. 이것이 2020년의 미국이다. 공화당이 우리를 여기로 데리고 왔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의 '유전자' 언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6년 미시시피 유세에서 "나는 아이비리그 교육을 받은 똑똑한 사람이다. 훌륭한 유전자를 가졌다"고 말했고, 2014년 한 다큐멘터리에서는 "난 독일 혈통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언급했다.
이 밖에도 과거 여러 언론 인터뷰나 다큐멘터리 기록 등을 살펴보면 그는 걸핏하면 '유전적으로 혹은 혈통적으로 우월하다, 열등하다'는 식의 발언을 여러 차례 한 것이 확인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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