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동지중해 문제 관련 그리스와 대화 준비됐다"

입력 2020-09-22 23:45  

에르도안 "동지중해 문제 관련 그리스와 대화 준비됐다"
메르켈 독일 총리·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화상회담
에르도안 "모든 당사자 참여하는 회의 개최해야"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화상회담을 하고 동지중해 문제 해결을 위해 그리스와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터키 대통령실은 2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터키와 그리스가 대화를 시작할 준비가 됐음을 밝혔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는 항상 대화와 협상을 강조하고 모든 도발에도 불구하고 상식에 근거한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며 "동지중해 긴장 완화와 대화 채널 운영을 위한 시도는 양측이 모두 지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중해 동부의 모든 당사자가 참여하는 회의가 열려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아울러 "오는 24∼25일 열릴 EU 정상회의에서 관세 협정 개선과 비자 면제 절차의 착수, 난민 문제 등에서 터키와 EU의 관계가 보다 긍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에르도안 대통령은 동지중해 문제 관련 독일의 중재 노력에 사의를 표했으며, 이외의 관련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터키와 그리스는 키프로스 섬 인근 동지중해의 천연자원 개발을 놓고 대립 중이다.
2010년 미국의 지질조사 결과 터키 해안에서 지척인 키프로스 섬 인근 동지중해에는 17억 배럴의 석유와 122조 큐빅피트(cf)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1일 터키는 지질 조사선 오루츠 레이스를 키프로스 섬 인근 동지중해에 투입해 천연가스 매장 탐사에 나섰다.
오루츠 레이스의 작업해역은 키프로스 섬과 그리스 영토인 로도스·카파토스·카스텔로리조 섬 인근으로 그리스·키프로스가 주장하는 배타적 경제수역(EEZ)과 겹친다.
그리스·키프로스는 터키가 동지중해에서 자원 탐사에 나서자 키프로스 섬 인근 천연가스 시추권을 받은 프랑스·이탈리아와 함께 합동 훈련을 하며 터키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터키도 실사격 훈련으로 맞대응했다.
일촉즉발의 위기로 번진 양측의 긴장은 지난 12일 터키가 오루츠 레이스를 철수시키면서 다소 누그러들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19일 "오루츠 레이스가 철수한 것은 외교에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며 "선의가 있다면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화상회담을 하거나 제3국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화 의지를 내비쳤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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