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앙숙' 롬니 "대법관 인준표결 참여"…한숨 돌린 트럼프

입력 2020-09-23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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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앙숙' 롬니 "대법관 인준표결 참여"…한숨 돌린 트럼프
"지명자 자질 보겠다" 여지는 남겨…추가 이탈표 나올지 미지수
트럼프, 26일 지명자 발표…공화, 내달 사흘간 인준 청문회 준비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로 꼽히는 밋 롬니 상원의원이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후임에 대한 상원의 인준 표결에 사실상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11월 대선 전에 상원 인준 표결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구상 속에서도 이미 복수의 '반란표'가 나온 터라 롬니 상원의원의 입장을 내심 주시해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한숨을 돌린 셈이다.
롬니 의원은 22일(현지시간) 올해 안에 새 대법관 후보자를 인준하려는 상원의 절차에 동의한다는 뜻을 표했다고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이 보도했다.
그는 성명에서 "선거가 있는 해에 (대법관 후보자를) 지명하는 역사적 선례는 상원이 상대 당 후보자가 아닌 자기 당의 후보자를 인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법은 대통령에게 지명할 권한을, 상원에는 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조언과 동의를 제공할 권한을 각각 준다며 "헌법과 선례를 따르려 한다"고 덧붙였다.
대통령과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같은 당인 만큼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그는 "지명자가 상원에 출석하면 그의 자질에 기초해 투표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도 표면적으로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된다.
CNN은 후보자가 인준 과정에서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인준될 것이라고 거의 보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법관의 상원 인준은 과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현재 미 상원 구도는 공화 53, 민주(민주 성향 무소속 포함) 47이다. 동률일 경우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쥐기에 부결을 위해서는 이탈표 '4'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공화당 상원에서 대선 전 표결 반대 의사를 공식화한 의원은 리사 머코스키, 수전 콜린스 등 2명이다.
그 외에는 아직 반대 의사를 밝힌 의원이 없다는 점에서 롬니 의원의 입장표명은 일단의 불확실성의 변수를 일부 지운 것으로 평가된다.
웨스트버지니아의 셸리 무어 캐피토 상원의원도 이날 대선 전 인준 표결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론 악화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밀어붙이는 상황이어서 민주당도 달리 손 쓸 방도가 없어 고민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10월 중에는 표결에 부친다는 방침을 사실상 정했다.
상원 법사위원장인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내달 사흘 간의 대법관 청문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CNN이 보도했다.
다만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는 정확한 청문회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조만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인 26일 백악관에서 지명자를 발표하겠다고 이날 말했다.
현재로선 에이미 코니 배럿 제7연방고법 판사와 바버라 라고아 제11연방고법 판사 2파전 양상 속에 배럿이 다소 유력한 것으로 미 언론은 보고 있다.
그레이엄 법사위원장은 "그가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명자의 자질을 보겠다고 한 롬니 상원의원은 "아직 그의 판결 기록을 검토하지 않았다"며 "지명되면 검토하길 고대한다"고만 했다.
CNN은 "대선 전 새 대법관 임명은 향후 헬스케어나 선거 분쟁과 관련한 대법원의 판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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