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지난달 외국인 토지 거래 61건으로 연중 최다
은평구·관악구에서도 증가…'풍선효과'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지난달 서울에서 외국인의 토지·건축물 매수가 줄었으나 서초구 등에서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더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감정원 월별 외국인 거래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의 지난달 서울 토지와 건축물(아파트·단독·다세대·상업용 오피스텔 포함) 거래는 각각 515건, 495건으로, 올해 들어 최다치를 기록했던 전달(7월)보다 11.2%, 13.2% 줄었다.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사태로 거래 분위기가 위축되고, 국세청이 부동산 거래 탈루 혐의가 있는 외국인들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초·은평·관악구는 지난달 외국인의 토지와 건축물 거래가 전달 대비 모두 늘어나면서 거래량이 올해 최다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서울에서 외국인 토지 거래가 가장 많았던 곳은 서초구(61건)로, 올해 들어 종전 최다 거래를 기록했던 지난달(39건)보다 22건 증가했다.
은평구는 15건에서 23건으로, 관악구는 15건에서 23건으로 늘었다. 이 밖에 서울 22개 구는 외국인 토지 거래량이 전달 대비 감소했다.
외국인의 서울 건축물 거래도 토지 거래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달 서울에서 외국인 건축물 거래가 가장 많았던 곳은 서초구(59건)로, 전달(38건)보다 21건이나 늘었다.
은평구는 15건에서 23건으로, 관악구는 14건에서 17건으로 늘었다. 이들 지역에서 일어난 지난달 외국인 건축물 거래는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이 밖에 지난달 동대문구(23건)와 노원구(8건)에서도 외국인 건축물 거래가 전달 대비 소폭 증가했다.
지난달 서울의 외국인 토지·건축물 거래량이 올해 최다였던 지난 7월 대비 감소했으나 이들 지역에서는 거래가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재건축 아파트 매수에 2년 거주 요건을 채워야 하는 외국인들이 강남권에서 상대적으로 새 아파트가 많은 서초구에 몰린 것"이라며 "서초구는 강남권 3구 중에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유일하게 벗어난 지역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박 전문위원은 "중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매수세는 기존 구로·금천·영등포구에서 은평·관악구로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부동산 거래는 취득세, 양도세 등이 내국인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러나 해당국 금융회사를 통해 대출을 받을 경우 국내 은행에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보다 대출한도가 늘어나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로 한국인 매수자의 돈줄이 막힌 상황에서 외국인은 상대적으로 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앞으로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투자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외국인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국회에서 외국인에 대한 부동산 규제 강화 법안이 여럿 발의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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