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K방역, 세계의 모범…정은경 성실성이 인류에 영감 줘"
靑 "정은경이 한국인 유일 선정" 밝혔다가 정정
해외인사 중엔 미국 전염병 권위자 파우치가 간판
트럼프·바이든·시진핑·메르켈·모디·피차르 등도 거명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박경준 기자 =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봉준호 영화감독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하는 '2020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23일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이번 선정은 K방역이 전 세계가 본받아야 할 모범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을 확인해준 데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타임지는 청와대에 정 청장이 선정됐다는 소식을 알리며 "방역과 관련해 뛰어난 성과와 업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정 청장을 선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타임지의 기사에는 문재인 대통령 명의의 소개 글이 함께 실렸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 상황에서 한국의 방역은 세계의 모범이 됐고 정 청장은 방역의 최전방에서 국민과 진솔하게 소통해 K방역을 성공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첫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정 청장은 정부를 대표해 국민 앞에 섰고 매일 투명하게 상황을 발표했다"며 "질병관리청 최초의 여성 수장으로서 코로나 발생 6개월 전부터 '원인불명 집단감염 대응절차'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질병관리청을 준비된 조직으로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에 등장하는 '페스트와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성실성'이라는 문구를 인용, "정 청장의 성실성이야말로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와 맞서는 수많은 '정은경'들에게, 그리고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연 인류 모두에게 영감을 주는 얘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는 애초 이 소식을 발표하면서 "정 청장은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선정됐다"고 알렸으나, 타임지의 해당 기사가 공개되자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역시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봉 감독의 소개 글은 영화 '설국열차'에 출연한 배우 틸다 스윈튼이 작성했다.
이에 청와대는 "이틀 전 타임지에 확인한 결과 정 청장이 유일한 한국인이라는 최종 답변을 받았고, 타임지가 100인 명단을 공개하지 않아 청와대 측에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리더스' 부문에서는 정 청장이 유일한 한국인이 맞으며, 봉 감독은 '아티스트' 부분에 포함돼 있다. 청와대 역시 이를 타임지 기사를 보고 알았다"며 "봉 감독이 선정된 것은 매우 기쁜 소식이며,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타임지가 '영향력 있는 100인'을 선정한 것은 올해 17년째로, 2018년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에는 방탄소년단(BTS)과 국제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이회성 의장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해외 인사 중에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정 본부장이 포함된 리더 부문에서 간판 인물로 소개됐다.
파우치 소장은 미국 최고의 전염병 전문가이자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구성원으로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압력을 거부하고 과학적 사실을 토대로 한 코로나19 방역대책을 촉구한 인물이다.
타임지는 "미국에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했을 때 미국인 수백만명은 지침을 얻기 위해 의존해야 할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바로 알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 등 미국 대선주자들도 리더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타임지의 백악관 출입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탈선 의향이 있는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정부를 주무를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썼다.
바이든 전 부통령을 평가한 짐 클라이번(민주·사우스캐롤라이나) 미국 하원의원은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로 미국이 불안하다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대안으로 주장했다.
그 밖의 정치 지도자로는 권위주의를 날로 강화해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은퇴를 앞두고 유럽을 이끄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중국에 맞서 독립성향을 적극적으로 노출하고 있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 팬데믹과 종교갈등으로 혼란스러운 13억 인구대국의 지도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거명됐다.
기업인 중에는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의 최고경영자(CEO)인 순다르 피차이가 눈에 띄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가 작성한 평가문에서 피차이는 이민자 출신으로 1조 달러 기업의 CEO가 된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으로 주목을 받았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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