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발병한 독일서 돼지고기 수입 금지한 데 따른 반사 이익"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의 대(對)중국 돼지고기 수출이 미·중 무역전쟁 직전과 비교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23일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인 판지바(Panjiva)의 통계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고, 특히 브라질 식품회사인 JBS SA와 중국 WH 그룹이 미국산 돼지고기의 중국 수출 선적을 주도했다고 전했다.
판지바에 따르면 올들어 8월 말까지 JBS의 미국산 돼지고기 대중국 선적이 무역전쟁 이전인 2017년의 동기와 비교해 무려 370%나 늘어났다.
또 WH 그룹과 관련한 미국산 돼지고기의 대중국 수출도 같은 기간 90.1% 증가했다. 하지만 미국 식품업체인 타이슨푸즈가 출하한 미국산 돼지고기의 대중국 수출은 7.3% 줄었다.
WH 그룹은 홍콩에 본사를 둔 중국의 다국적 육류·식품 가공 회사로, 미국의 스미스필드 푸드를 소유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육류 가공업체에 대해 국내 육류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공장을 가동할 것을 명령한 바 있다.
미국 의회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코리 부커 상원의원은 지난 6월 육류 회사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대중국 육류 수출량을 밝히라고 요구한 바 있다.
JBS는 중국 시장에서 미국산 돼지고기의 시장 점유율이 10% 미만이라면서 주요 수출 품목이 미국인이 잘 먹지 않는 '족발과 간'이라고 밝혔다.
스미스필드푸드는 로이터통신에 보낸 이메일에서 외국의 고객들을 우대하지 않는다고만 밝혔다.
중국은 지난 1월 미국 정부와 맺은 1단계 무역협정에 따라 올해 365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으며, 중국의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규모가 그 목표 달성 여부를 가르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역전쟁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이 줄어들지 않은 이유는 중국 정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ASF)이 발병한 독일에서 생산된 돼지고기 수입을 금지한 것과 관련이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돼지고기 소비국이자, 양돈 국가다. 돼지고기는 중국인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국민 육류'로 꼽힌다.
미국의 육류 생산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육류 가공공장들이 문을 열면서 회복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내 냉동 돼지고기 공급량은 지난 8월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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