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대표단, UAE서 미국과 협상…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도 다뤄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아프리카의 아랍국가 수단이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맺는 문제를 놓고 미국 정부를 상대로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단 군부와 야권의 공동통치기구인 주권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중재로 미국 정부와 협상했다며 진지하고 솔직한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신화 통신이 보도했다.
주권위원회는 "회담에서 많은 상호 관심사가 논의됐다"며 "미국 정부가 수단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고 수단인들에 대한 규제를 푸는 것이 최우선 사항"이라고 전했다.
이어 "회담에서는 아랍-이스라엘 평화의 미래, '2국가 해법'(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각각 독립국으로 공존하는 구상)에 따라 독립국가를 세울 팔레스타인 권리, 평화 달성에서 수단의 역할 등이 검토됐다"고 덧붙였다.
압델 파타 알부르한 주권위원회 위원장이 이끄는 수단 대표단은 지난 20일 UAE를 방문해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협상한 뒤 23일 수단으로 귀국했다.
주권위원회가 언급한 '아랍-이스라엘 평화'에는 수단과 이스라엘의 수교 문제가 포함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아랍국가들이 이스라엘과 외교관계 수립을 적극적으로 중재하고 있는데 수단은 오만, 모로코와 함께 수교 후보국으로 꼽힌다.
앞서 걸프지역 아랍국가 UAE와 바레인은 지난 15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이스라엘과 외교관계 정상화 협정에 각각 서명했다.
과거 이집트와 요르단이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맺었지만 다른 이슬람 아랍국가들은 대부분 팔레스타인 문제 등을 이유로 이스라엘과 대립 관계를 이어왔다.
다만, 수단은 이스라엘과 수교에 신중한 모습이다.
압달라 함독 수단 총리는 지난달 25일 수단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수단 과도정부는 이스라엘과 수교할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수단에서는 작년 4월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이 군부에 의해 축출됐으며 과도정부는 2022년 선거 전까지 활동할 예정이다.
수단 정부는 미국 정부가 지정한 테러지원국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한다.
수단은 1993년 테러집단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다는 이유 등으로 미국에 의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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