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TC조사국, 'SK이노 제재 요청' LG화학 주장에 찬성

입력 2020-09-27 05:00  

미국 ITC조사국, 'SK이노 제재 요청' LG화학 주장에 찬성
증거인멸 정황 인정하며 SK이노베이션 제재 적절하다는 의견서 제출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불공정수입조사국이 LG화학[051910]과 SK이노베이션[096770] 간 특허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이 증거인멸을 하고 있다며 제재해달라는 LG화학의 요청에 대해 찬성 의견을 냈다.
두 회사가 벌이는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LG화학이 유리한 위치를 점한 채 최종 판결을 앞둔 가운데, 특허침해 소송에서 조사국의 의견이 나오면서 교착 상태인 양측의 협상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7일 ITC에 따르면 불공정수입조사국(OUII·Office of Unfair Import Investigations)은 SK이노베이션을 제재해야 한다는 LG화학의 요청을 지지하는 의견서를 최근 재판부에 제출했다.
OUII는 ITC 산하 조직이자 공공 이익을 대변하는 독립적 기관으로서 소송 안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ITC 재판부는 최종 판결을 내릴 때 원고와 피고의 입장에 더해 OUII의 의견까지 종합적으로 참고한다.

앞서 LG화학은 지난달 말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을 주장하며 ITC에 제재 요청서를 제출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자사 배터리 특허 기술(994 특허)을 침해했다고 소송을 걸었고, LG화학은 994 특허의 선행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2015년 6월 994 특허를 등록하기 전부터 LG화학의 선행 기술임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올해 3월까지 증거 인멸을 했다"며 제재를 요청했다.
공개된 의견서에 따르면 OUII는 LG화학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과 SK이노베이션의 고의성 등을 두루 인정하면서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제재가 적절하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994 특허는 자체 개발 기술이며, 증거인멸을 한 사실도 없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LG화학이 왜곡·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는 반박 입장을 여러차례 발표하고 ITC에도 입장문을 제출했다.
OUII가 LG화학의 주장을 지지하면서 SK이노베이션이 다소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은 SK이노베이션이 조기 패소 판결을 받은 상태다. 이 소송에서도 SK이노베이션이 증거인멸을 했다는 LG화학의 주장에 대해 OUII가 찬성했고, 재판부가 조기 패소 판결을 내리는 데 주효하게 작용했다.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판결은 다음 달 5일 나올 예정이었다가, 26일로 3주 연기한다고 ITC가 전날 발표했다.
LG화학이 부제소 합의를 깼다며 SK이노베이션이 국내 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도 최근 LG화학이 승소했다.
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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