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데이트폭력 신고 2만건…2년 새 41% 증가

입력 2020-09-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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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데이트폭력 신고 2만건…2년 새 41% 증가
폭행·협박·감금·살인 등…20대 가해자 가장 많아
경기도여성연구원 "성인 54.9%는 1번 이상 데이트폭력 경험"



(세종=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지난해 데이트폭력 신고 건수가 2만건에 육박하면서 2년 새 4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통계청 통계플러스(KOSTAT) 가을호에 실린 '데이트폭력의 현실, 새롭게 읽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청 전국자료로 집계된 데이트폭력 신고 건수는 1만9천94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1만4천136건)보다 41.1% 증가한 수치다.
범죄 유형별로 보면 폭행·상해가 7천3건(71.0%)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범 등 기타가 1천669명(16.9%), 체포·감금·협박이 1천67명(10.8%), 성폭력이 84명(0.8%) 등 순이었다. 데이트폭력 끝에 살인을 저지른 경우도 35건(0.3%) 있었다.
2018년 기준으로 집계한 데이트폭력 가해자 가운데는 20대가 35.3%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30대(26.2%), 40대(18.6%), 50대(12.9%), 60대 이상(3.8%), 10대(3.2%) 등 순이었다.
성인의 절반 이상은 1번 이상 연인에게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경기도의 만 19∼69세 성인 남녀 1천50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4.9%가 최소 1번 이상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사귄 지 1년 이내에 최초로 폭력을 경험한 사람이 62.0%에 달했다.
데이트폭력 피해 이후에는 다양한 후유증이 남았다. 전체 피해자 가운데 26.6%는 데이트폭력 경험 이후 정신적 고통을 경험했다고 응답했고, 11.8%는 사회생활 및 대인관계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답했다. 이외 6.1%는 폭력 후유증으로 섭식장애를 겪었으며 2.6%는 알코올중독을 경험했다.
특히 데이트폭력에 따른 피해 후유증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트폭력 경험자 중 피해 이후 정신적 고통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여성은 30.6%로 남성(22.9%)과 비교해 경험률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그러나 여성은 데이트폭력 가해자와 결혼하는 비율 또한 높았다.
데이트폭력 경험이 있는 기혼자 중 폭력을 당하고도 가해자와 결혼한 사람의 비율은 38.0%에 달했으며, 특히 여성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45.0%가 폭력 상대방과 결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트폭력 피해 이후에도 가해자와 결혼한 이유로는 '결혼을 못 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해서'가 41.6%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상대방을 계속 사랑한다고 느껴서'(28.2%), '당연히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해서'(9.5%), '상대방이 변화될 것 같아서'(9.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정헤원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여성정책연구팀장은 "데이트폭력은 후유증이 크고 다른 폭력으로 이어지는 등의 문제가 있지만 친밀한 관계라는 관계성으로 인해 사소하게 취급되는 경향이 있으며, 피해자가 상대방의 폭력을 수용하는 정도도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데이트폭력이 사회적 문제이자 젠더 폭력이라는 이해를 바탕으로 데이트폭력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데이트폭력은 친밀한 관계에 있는 연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을 의미한다.
폭행이나 상해, 성폭력은 물론 욕을 하거나 모욕적인 말을 하는 것, 상대가 위협을 느낄 정도로 고함을 지르는 것, 화가 나서 발을 세게 구르거나 문을 세게 닫는 것, 상대방을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하는 것, 상대방의 소유물을 만지거나 부수는 것 등의 정서적 폭력도 데이트폭력에 해당한다.
mskw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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