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에이미 코니 배럿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가 남편이 집안에서 권위를 가져야 한다고 가르치는 기독교단체에 연관돼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고 미 CNN방송이 전했다.
28일(현지시간) CNN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배럿 지명자는 기독교단체 '찬양하는 사람들' 회원이다.
북미와 중미 지역 22개 도시에 1천700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단체로 홈페이지에는 가톨릭과 루터교, 감리교, 장로교, 영국 성공회 등을 포괄한다고 돼 있다. 배럿 지명자가 이 단체 소속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배럿 지명자가 2017년 제7연방고법판사 인준청문회를 할 때는 이 단체 소속이라는 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 같은 해 배럿이 이 단체 소속이라 일각에서 우려를 자아낸다는 NYT의 보도가 나오며 널리 알려졌다.
당시 NYT 보도에 따르면 이 단체는 남편이 아내의 머리이고 집안에서 권위를 가져야 한다고 가르친다. 회원들은 평생 서약을 하는데 '머리'(head)로 불리는 남성 그룹과 '시녀'(handmaid)로 불리는 여성 그룹이 조언자 역할을 하며 중요한 결정을 한다.
누구와 데이트하고 결혼할지, 어디에 살지, 집을 살지, 어떻게 아이들을 기를지 등이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고 NYT는 설명했다.
배럿은 이 단체가 펴내는 잡지에도 자주 등장했는데 배럿이 포함된 호의 온라인 버전 다수가 홈페이지에서 사라진 상태라고 CNN은 전했다.
이 단체 홍보담당인 숀 코널리는 CNN방송에 "대부분의 종교단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회원들에게 소속 여부를 공개할지를 맡겨두고 회원 명단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 단체의 고위급에서 남성의 리더십에 의존한다"면서 "남편이 가족의 머리라는 신약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성도 단체 내에서 다양한 지도적 역할을 수행한다고 덧붙였다. CNN은 이 단체가 최근 '시녀'라는 용어를 쓰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배럿이 이 단체 회원이라는 사실은 여성의 권익 신장에 앞장섰던 전임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과 정반대의 길을 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내달 중순 열릴 인준청문회에서도 쟁점이 될 수 있어 주목된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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