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신체 변형 노화 아닌 질환…치료받아야"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부모님의 다리, 허리, 발가락 등 관절 변화를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
어르신의 관절과 척추 변화를 세심하게 관찰해 병의 진행 시기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 이응(ㅇ) 모양으로 휜 다리?…관절염 말기 의심해야
무릎이 안쪽으로 휘어 다리가 이응(ㅇ) 모양으로 휘어진 부모님의 경우 무릎 통증과 다리의 휜 정도를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
이정훈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2일 "노화가 진행되며 나타나는 다리 모양 변형은 짧은 기간 관절염을 악화시킬 수 있을 정도로 연골 손상을 유발한다"며 "무릎 사이가 벌어지는 것을 노화로 인한 당연한 증상이라고 생각하며 방치하지 말고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부모님이 똑바로 섰을 때 무릎 사이에 주먹 하나 정도의 공간이 남을 정도로 무릎이 심하게 벌어졌다면 이미 관절염 말기에 통증도 심할 가능성이 크다. 이때는 인공관절 수술로 관절 기능을 회복하고 다리를 곧게 교정할 수 있다.
◇ 기역(ㄱ) 모양 허리 척추관협착증 가능성…꾸준한 운동 중요
부모님 허리가 기역(ㄱ) 모양으로 굽었는데 걷다 멈추기를 반복하고 엉덩이와 다리의 '저림' 현상을 호소하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수신경 주변 인대와 관절이 탄력을 잃고 비대해지면서 척추관이 좁아지고 그 안을 지나는 신경이 눌려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통증으로 허리를 펴기가 어렵고 마비까지 올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골밀도가 낮아진 골다공증 상태에서 가벼운 충격이나 낙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척추압박골절도 흔하다. 골절로 척추뼈가 주저앉아 허리가 굽어지는데 추가 골절의 위험이 높으므로 반복적인 골절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박진규 부평힘찬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골절 정도가 경미하면 약물치료와 침상 안정으로 호전될 수 있고, 증상이 심한 경우엔 척추에 가느다란 주삿바늘로 특수골 시멘트를 주입해 상태를 복원하는 척추성형술이 시행된다"고 설명했다.
평소 부모님이 꾸준한 운동과 함께 칼슘,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하며 골밀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발가락 시옷(ㅅ) 모양 노년 무지외반증, 전신에 부담 유발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휘어지면서 아래 부위가 돌출된 상태로, 튀어나온 부분이 신발과 닿으면서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최근 노년층에서 무지외반증이 느는 추세다. 노년층 환자는 갑자기 생겨난 것이라기보다 젊은 나이부터 나타난 발의 변형을 방치했다가 뒤늦게 통증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지면서 발가락의 모양이 시옷(ㅅ)처럼 보이게 된다.
발가락 변형으로 인해 몸의 중심축이 변화한다면 무릎이나 골반, 척추에까지 부담을 줄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통증의 정도나 휘어진 각도에 따라 보조기나 특수 신발 착용 등 보존적 요법을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으며,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뼈를 깎아 휘어진 각을 교정하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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