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팬층이 자동차 브랜드 타깃 그룹…미래 고객에도 인지도↑"
테슬라는 차량에 게임플랫폼 탑재…현대차도 넥슨 '카트'와 파트너십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축구·야구 같은 전통 스포츠 종목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어하는 e스포츠 시장에 자동차 업계가 든든한 '돈줄'이 되고 있다.
e스포츠 시청자층이 자동차의 잠재적 고객층과 맞아떨어지면서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들이 게임사들과 빠르게 손을 잡는 분위기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리그 오브 레전드'(LoL) 개발사 라이엇게임즈는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와 다년간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앞으로 '롤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올스타전'(All-Star Event) 등 대표적인 롤 글로벌 이벤트의 공식 파트너로 협력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주요 이벤트에서 LoL e스포츠 팀에게 이동 수단을 제공하고, 양사 협력 콘텐츠도 제작하기로 했다.
외신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AG의 베티나 페처 마케팅 총괄 부사장은 "e스포츠 팬은 대부분 18∼34세 연령대인데 이는 메르세데스-벤츠가 관심 있는 타깃 그룹"이라며 "e스포츠는 우리가 젊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완벽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페처 부사장의 말처럼, 자동차 업계가 e스포츠에 파트너십을 맺고자 손을 뻗는 이유는 게임을 즐기는 10∼30대가 자동차 브랜드의 현재 내지는 미래 고객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독일 자동차 BMW그룹은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속한 SK텔레콤의 e스포츠팀 T1과 올해 4월 스폰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T1 선수들은 올해 LoL 대회 출전을 위해 경기장으로 이동할 때 BMW X7 등 BMW의 주요 차량 라인을 탔고, 경기할 때는 BMW 로고가 부착된 유니폼을 입었다.
BMW그룹은 T1과 신차 발표회 등 오프라인 이벤트도 마련할 계획이며, 추후 자사 디자인 및 혁신 기술을 활용해 게임용 하드웨어·소프트웨어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BMW는 T1과 스폰서십을 발표할 당시 "30∼40대인 기존의 핵심 고객은 물론, 10∼20대 등 미래 잠재 고객에게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게임업계와 가장 활발히 협업하는 자동차 기업은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다.
테슬라는 아예 자사 차 안에 비디오 게임 플랫폼 '테슬라 아케이드'를 탑재하고 있다.
테슬라 아케이드는 현재 '애스트로이드', '컵헤드' 등 조작이 단순한 캐주얼 게임 위주로 제공하고 있으나, 머스크는 추후 고사양 비디오 게임까지 제공할 가능성을 자주 시사하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테슬라에서 '위쳐'(유명 RPG 게임)를 플레이하고 싶으냐"며 트위터 설문조사를 올리기도 했다. 이 설문에는 69만여명이 참여해 85%가 그렇다고 답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6월 미국 게임쇼 'E3' 좌담회에서 "어린 시절 게임 덕분에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 게임이 아니라면 프로그래밍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게임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내 주요 자동차 기업도 앞다퉈 e스포츠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올해 1월 LoL 유럽 리그(LEC)와 파트너십 계약을 연장하면서 이 대회의 메인 파트너 자리를 유지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넥슨의 대표적인 e스포츠 IP(지적재산)인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현대차는 우선 모바일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카러플)에 자사 신형 모델 '쏘나타 N 라인'을 선보이고, e스포츠 대회 '카러플 쏘나타 N 라인 컵'도 개최하기로 했다.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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