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서도 비판 쏟아지자 "사법당국이 알아서" 한 발짝 물러서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백인우월주의 두둔 논란에 휩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루 만에 해명을 내놨다. 자신의 발언이 목전에 둔 대선에 악재로 작용할 조짐을 보이고 공화당에서마저 비판이 쏟아져 나온 탓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유세지인 미네소타로 떠나기 전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나는 '프라우드 보이즈'(Proud Boys)를 잘 모른다"며 "그들이 물러나야 한다(stand down)는 것만을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사법당국이 그들을 처리하도록 두자"고 했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을 비난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자신은 항상 그래왔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대선 TV 토론에서 백인우월주의 문제가 나오자 "이름을 알려달라"고 했고,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프라우드 보이즈를 거론했다.
프라우드 보이즈는 2016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열린 극우 집회에 참여하면서 유명해진 자칭 '서부 국수주의자' 단체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번진 반(反) 인종차별 시위에 좌파 규탄을 외치며 수차례 맞대응 집회를 열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백인 우월주의자에 대한 별다른 비판적 언급 없이 "프라우드 보이즈. 물러서서 대기하라(stand back and stand by)"고 말했다.
언제든지 행동을 할 준비를 하라는 언급으로 읽혔다.
실제로 프라우드 보이즈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발언이 포함된 새로운 로고를 온라인에 공유하며 축하하는 분위기였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발언은 공화당으로부터의 역풍에도 직면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백인우월주의를 비난하지 않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공화당 내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은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 말한 것으로 믿는다고 했고, 마이크 라운즈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극좌나 극우가 설 자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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