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추가부양책 등 지연 우려 제기"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박원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소식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3일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그 자체만으로는 증시에 큰 영향은 없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로 인해 파생하는 미국 대선 일정 등 향후 불확실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이 전해진 2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4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96% 각각 내렸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22% 떨어졌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확진 발표로 대선을 앞두고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여파로 미국 증시가 1~2%대 하락 출발했다"며 "다만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긍정적인 발언으로 낙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확진 판정 이후 가벼운 증상을 보였으며,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의 월터 리드 군 병원에 며칠간 입원한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이에 따라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와 향후 대선 일정 등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은 기본적으로 우리 증시에도 마이너스 요인"이라며 "국내 증시도 오는 5일 거래를 재개할 때 미국 증시가 조정받은 부분을 반영해 개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그는 "고령인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은 그의 건강과 대선 일정 등 관련 불확실성을 키워 시장에 조정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그가 업무에 정상 복귀하기 전까지는 경계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상영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 확진 자체보다는 그로 인해 파생되는 요인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현재 미국 증시의 최대 화두인 추가 경기부양책 협상이 이번 확진으로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그가 대선 행보 도중에 의원 등을 많이 만났는데 이중 확진자가 나오면 의회 출석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발표 이후 공화당의 마이크 리·톰 틸리스 상원의원, 로나 맥대니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 등 주변 인사들의 확진 판정이 잇따르고 있다.
서 연구원은 "미국 증시에서 그간 많이 오른 대형 기술주 위주로 매물이 쏟아지면서 나스닥만 2% 이상 떨어졌다"며 "주말에 미국에서 추가 부양책 관련 진전이 없으면 국내 증시에서도 성장주 중심으로 차익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 확진이 단기적으로는 심리나 수급에 영향을 줄 수는 있어도 그 자체로 경기나 시장의 추세를 바꾸는 요인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그는 "다만 그의 향후 건강 상태에 따라서 대선 일정 관련 불확실성이 연장되거나 실제로 일정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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