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로마 밖 외출…회칙 내용은 4일 공식 발표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3일 오후(현지시간)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주의 가톨릭 성지인 아시시를 방문했다.
아시시는 프란치스코 수도회 창시자이자 평생 청빈한 삶을 산 것으로 잘 알려진 프란치스코 성인(1181∼1226)이 출생하고 선종한 곳이다.
교황이 지난 2월 이탈리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교황청을 품은 로마를 벗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황은 아시시까지 전용 차량을 이용했다고 ANSA 통신은 전했다. 바티칸시국에서 아시시까지는 차량으로 약 2시간이 소요된다.
교황은 성프란치스코 성당 지하에 있는 성인의 무덤 앞에서 미사를 주례하고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이라고 이름 붙은 새 회칙에 서명했다.
회칙의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코로나19로 비탄에 빠진 인류가 공생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교황이 회칙 서명을 위해 프란치스코 성인의 출생일에 맞춰 아시시를 직접 찾았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짐작게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역사상 처음으로 채택된 프란치스코라는 교황명도 성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이번 회칙은 그 타이틀을 놓고 미국·영국을 비롯한 영어권 국가를 중심으로 '남성 중심적'이라는 비판론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교황청은 라틴어에서 유래한 용어의 본뜻을 오해한 데서 비롯된 불필요한 논란으로 'Fratelli'라는 단어 자체가 남성과 여성 모두 포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청은 회칙 전문을 프란치스코 성인의 축일인 4일 공개할 예정이다.
회칙은 교황이 전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와 주교들에게 전하는 최고 권위의 사목 교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즉위 이래 회칙을 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첫 회칙은 즉위 직후인 2013년 7월에 발표한 '신앙의 빛'(Lumen fidei)으로 진정한 신앙은 고통받는 이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라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어 2015년 6월에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변화 이슈를 다룬 두 번째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를 발간했다. 이는 가톨릭 역사상 첫 환경 회칙으로 주목을 받았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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