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쟁점 부상 코로나19, 트럼프 회복 여부 관건…TV토론·투표율도 변수
바이든 전국 단위로 7%P 안팎 우위…경합주는 박빙 승부 양상
우편투표 급증해 개표지연·대선불복 가능성…대선후 혼돈 우려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오는 11월 3일 미국 대선이 4일(현지시간)로 꼭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권탈환에 나선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이 30일 후 투표로 결판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표심을 가를 최대 변수로 대두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확진 판정까지 받으면서 선거 판도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쏠린다.
그야말로 '코로나19 대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선거전을 지배하는 양상이다.
이번 대선은 미국의 향후 4년을 책임질 대통령을 선출하는 의미 이상이다.
'미국 우선주의'(아메리카 퍼스트)의 계속을 장담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전통적 가치 회복을 기치로 내건 바이든 후보 중 승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세계 무대에서 패권국 미국의 위상과 역할 정립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두 후보는 주한미군 주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한미 양자 현안은 물론 북미 비핵화 해법을 놓고서도 상당한 시각차를 보여 대선의 향배는 한반도 정세 변화와도 직결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여론조사상으로는 바이든 후보가 우위를 지키고 있다.
정치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1일까지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 지지율은 전국 단위로 50.1%로 트럼프 대통령(43.1%)을 7.0%포인트 이겼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 6월 말 격차를 10%포인트 이상 벌리기도 했지만 대선일이 다가올수록 지지층 결집현상이 생겨 8월 이후에는 7%포인트 안팎에서 앞서고 있다.
하지만 대선 승패를 결정짓는 승부처인 6개 경합주의 지지율 격차는 더 좁혀져 바이든의 승리를 장담하긴 이르다. 미국은 유권자 총득표수가 아닌 주별 선거인단 확보수로 대통령을 선출한다.
쇠락한 북부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의 위스콘신(5.5%포인트), 미시간(5.2%포인트), 펜실베이니아(5.7%포인트) 등 3개주는 바이든 후보가 일정한 격차를 유지하며 선전한다.
그러나 남부 3개 경합주의 경우 바이든 후보가 플로리다 1.1%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 0.5%포인트, 애리조나 3.0%포인트 등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이번 대선의 최대 쟁점으로는 미국의 일상을 뒤흔들어버린 코로나19 대유행 사태가 꼽힌다. 미국은 사망자, 발병자 모두 전세계 1위다.
바이든 후보는 전염병 대응 실패론을 고리로 트럼프 대통령의 안이한 인식과 무능을 집중 파고드는 전략을 구사하며 '반(反)트럼프' 진영 규합에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권자 관심을 코로나19에서 다른 쟁점으로 돌리려 하지만, 정작 본인이 감염되는 바람에 선거운동에 큰 차질을 빚은 것은 물론 전염병 대유행 사태를 대권 경쟁의 한복판으로 다시 끌어들인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속한 회복 여부 등 건강 문제는 선거의 막판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인종차별 항의시위와 일부 폭력사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면서도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샤이 트럼프'의 존재 여부, '반트럼프' 진영의 적극적 투표 의향 등이 변수로 거론된다.
지난달 29일 첫 TV토론에서 일합을 주고받은 두 후보가 오는 15일과 22일 두 차례 남겨둔 TV토론도 부동층 표심을 가를 막판 승부처로 꼽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에 따라 예정대로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우편투표가 급증함에 따라 투표일 이후가 더 문제라는 우려가 강하다. 당선자 확정까지 극심한 혼선이 빚어질 공산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현장투표는 트럼프 대통령, 우편투표는 바이든 후보가 강세라는 예상이 많아 현장투표가 먼저 개표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다가 우편투표까지 순차적으로 개표되면서 바이든 후보가 역전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선거', '사기투표'라며 우편투표에 반대한 것은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패배 시 소송전 등 대선불복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미국은 11월 3일 투표에서 주별로 모두 538명의 선거인단을 선출하면 12월 14일 이들 선거인단이 주별 투표 결과에 따라 표를 던지는 방식으로 대통령을 뽑는다. 새 대통령 취임은 내년 1월 20일이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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