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진영 대선후보로 모루 전 장관 추대 움직임…지방선거 이후 정국이 변수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2022년 대선이 예정된 가운데 권력형 부패 수사의 상징적 인물인 세르지우 모루 전 법무부 장관의 행보에 갈수록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추종하는 극우세력을 제외한 우파 진영에서 모루 전 장관을 대선후보로 내세우려는 움직임이 계속되는 가운데 가족들은 정계 입문에 반대하고 있어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모루 전 장관의 가족들은 그가 당분간 브라질을 떠나 다른 나라 대학에서 법학을 강의하면서 정치와 거리를 두기를 비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아내 호잔젤라 모루는 지인들을 통해 "남편은 국가를 위해 충분히 기여했으며 '야만적인 충돌'이 잦은 정치는 그에게 맞지 않는다"면서 "자신의 개인적 삶과 직업을 위한 시간을 보내기 바란다"고 말했다.
모루 전 장관 자신도 그동안 자신에게 출마를 권유하는 정치인들에게 "선출직을 다투는 데 관심이 없다"는 말을 해왔다.
그러나 정치권은 물론 재계에서도 모루 전 장관을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고 있어 오는 11월 지방선거 이후 정국 흐름에 따라서는 그가 마음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
앞서 브라질 남부 지역 기업인들을 중심으로 한 재계 인사들은 지난 6월 헌법과 민주 제도 수호를 명분으로 내건 모임을 만들어 2022년 대선 정국에 뛰어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2022년 대선이 가까워지면 이 모임을 정당으로 전환하고 모루 전 장관을 대선후보로 내세운다는 목표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모루 전 장관은 과거 연방판사로 재직하는 동안 권력형 부패 스캔들을 파헤치는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대중성을 높였다.
2016년 미국 경제주간지 포천으로부터 '50인 지도자' 중 한 명으로 선정되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가 꼽은 '2010년대를 빛낸 50인' 명단에도 브라질인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는 등 국제적으로도 명성을 얻었다.
지난해 초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가 출범하면서 법무부 장관으로 입각했으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연방경찰에 정보·수사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등 업무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이를 거부하는 연방경찰청장을 해임한 데 반발해 지난 4월 24일 사임했다.
모루 전 장관은 사임 이후 유력한 대권 주자로 떠올랐으며, 2022년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모루 전 장관을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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