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위험지구 지정·지방하천 관리·급경사지 위험평가 등 풍수해 대응 미비 지적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김기훈 기자 =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7일 행정안전부 국정감사에서는 올여름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산사태 발생이 빈번했던 것이 태양광 발전과 연관이 있다는 주장을 두고 여야 간에 공방이 오갔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역점 사업인 태양광 발전으로 인한 난개발이 산사태 원인이 됐다며 공세를 펼쳤고, 더불어민주당은 문제가 생긴 지역의 태양광 발전 허가가 대부분 박근혜 정부 때 이뤄졌다며 맞불을 놓았다.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은 "홍수나 산사태 등 피해를 막으려면 산에 나무를 가꾸는 치산(治山)이 중요하다"며 "애써 가꾼 산림을 가차 없이 파괴하는 정책이 문재인 정부에서 등장했다. 태양광 사업이 무분별하게 남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태양광 사업으로 총 250만그루 나무가 베어지고 여의도 면적 17배 숲이 사라졌다"면서 "이런 태양광 정책을 고수하는 게 재난관리 주무 부처 장관 입장에서 맞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진영 행안부 장관은 "이번에 산사태 지역이 상당히 많지만, 태양광이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원인이 됐다면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진 장관은 이어 "친환경적인 에너지 정책을 하려면 태양광을 확대해야 한다는 기본방향은 맞지 않겠냐"면서도 "다만 산림 훼손의 역기능도 있을 테고 경사지의 위험도를 측정해서 안전도 검사를 진행하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에 이어 질의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김 의원이 지적한 산사태 사례와 관련) 2017년에 설치된 태양광으로 시설 허가는 박근혜 정부 때 났을 것"이라며 "대부분 이전 정부에서 허가가 나서 공사가 진행된 것이고 지금은 강도 높게 규제 관리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그러자 국민의힘 박완수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동료 의원 질의에 대해 평가하거나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고, 이에 한 의원은 "폄하 의도는 아니었다. 그렇게 들렸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한 의원은 그러면서도 "지금 태양광 시설에 문제는 분명히 있다. 다만 언제 설치됐는지 사실관계는 명확하게 밝히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안위 국감에서는 올해 기록적 수해로 드러난 풍수해 대응 전반의 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도 연이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은 재해위험지구 지정과 관련해 "지구 지정이 된 곳에서는 호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기후변화가 적절히 고려되는지, 기준이 제대로 산정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진 장관은 "지구 지정이 돼서 사고가 줄어든 것인지, 위험도가 높지 않은 곳을 지구로 지정한 것인지는 판단이 어렵다"며 "위험 지역 여부를 다시 판단해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같은 당 이형석 의원은 하천 홍수관리시스템과 관련해 "국가하천은 국토부에서 스마트홍수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자동으로 전환하고 있는데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지방하천과 소하천은 여전히 아날로그식 수문이 많아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 장관은 "지방하천과 소하천도 센터에서 (자동으로) 조정할 수 있게 해야 하고 일부는 가능하게 돼 있다"며 "다만 지방하천·소하천 관리가 지방사무로 넘어가면서 중앙에서 지원을 잘 안 하려고 하는데 지방에서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은 올해 붕괴한 급경사지의 25%가량이 앞서 행안부 평가에서 재해 위험성이 없는 등급으로 분류됐다며 '급경사지 재해위험도 평가기준'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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