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업체 쥴릭파마로 변경…차량에 직원 동승 시켜 관리하기로
'종이상자' 배송 오명 벗고자 스티로폼 박스에 냉매와 같이 넣기로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유통 중 상온에 노출된 독감 백신으로 물의를 빚었던 신성약품이 배송업체를 변경하는 등 재정비에 나섰다. 종이상자 배송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관련 조치도 더 꼼꼼히 챙기기로 했다.
김진문 신성약품 대표는 7일 연합뉴스에 "독감 백신 배송업체를 쥴릭파마로 변경하고, 배송 시 차량에 직원 1명을 동승토록 해 콜드 체인(냉장유통)을 감시하겠다"며 "백신 수송 용기에 대한 불신과 불안을 제거하기 위해 스티로폼 박스에 종이박스와 냉매를 넣어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도 반성하고 근신하는 마음뿐"이라고 덧붙였다.
신성약품은 올해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독감백신을 조달하는 의약품 유통업체다. 유통 과정에서 냉장유통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NIP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유발했다.
이에 앞서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6일 해당 독감백신의 품질시험 등을 진행한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오는 12일께 무료 접종 사업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재개될 독감백신 접종사업에 필요한 백신 조달과 유통은 신성약품이 그대로 맡기로 했다. 대신 신성약품은 독감 백신의 상온 노출과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관련 체계를 재정비했다.
신성약품은 우선 문제가 된 배송업체를 쥴릭파마코리아로 변경했다. 쥴릭파마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스위스계 다국적 의약품 유통전문회사다. 쥴릭파마코리아는 수도권뿐만 아니라 대전, 대구, 부산, 강원 등에도 사무소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지역 배송이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신성약품은 독감 백신 문제가 불거진 지난달 배송업체를 변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는 "비용이 얼마가 들든 국민 건강과 관계되는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독감 백신을 운송하는 모든 냉장 차량의 보조석에 신성약품 직원 1명을 동승시키기로 했다. 신성약품 직원이 동행해 독감백신의 차량 적재부터 병·의원 전달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일부 병·의원에 독감백신이 종이상자로 배송된 것과 관련해서도 보완하기로 했다. 냉장 유통이 필요한 독감 백신이 종이상자에 배송됐다는 소식에 불안이 증폭했기 때문이다.
신성약품은 국민 불안이 가중한 상황을 고려해 스티로폼 박스에 종이 상자를 넣고, 냉매도 넣어 종이상자 배송에 대한 우려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단 생물학적 제제 등의 제조·판매관리 규칙에 따르면 백신을 냉장 차량 또는 냉동 차량으로 직접 수송할 때에는 아이스박스 등 냉각용 수송 용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정부는 신성약품과의 조달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되 이 회사가 약사법이나 조달 계약과 관련한 위반 사항이 있는지 확인한 뒤 법적 절차에 따라 제재 등 조처할 방침이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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