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막는데 웬 퇴비 만들기?…인도, 이색 대책 시도

대기오염 막는데 웬 퇴비 만들기?…인도, 이색 대책 시도
스모그 주원인인 추수잔여물 소각 억제…분해물질 뿌려 퇴비화
대기오염방지 캠페인도…"코로나 폐 공격으로 건강 더 취약 우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해마다 겨울이면 끔찍한 스모그에 시달리는 인도 뉴델리에서 퇴비 제조가 대기오염 방지 대책으로 시도될 예정이라 눈길을 끈다.
7일 힌두스탄타임스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총리는 전날 "오는 11일부터 추수 잔여물 소각을 억제하기 위해 바이오-분해물질을 수도권 논밭에 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캡슐에 담긴 채 다른 재료와 섞여 뿌려질 이 물질은 곧이어 액체로 변하게 되고 잔여물이 발효되도록 돕는다. 전문가들은 20일 정도 지나면 잔여물이 퇴비로 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케지리왈 주총리는 "저렴하고 간단하며 효과적인 방법으로 잔여물 소각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델리 주정부가 이런 조치를 도입한 것은 겨울철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잔여물 소각 연기이기 때문이다.
뉴델리 인근 여러 주에서는 농부들이 추수가 끝난 후 11월 중순 시작되는 파종기까지 논밭을 마구 태우는 바람에 엄청난 재가 발생한다.
잔여물을 치울 인력과 시간이 부족한 탓에 농부들이 마구잡이 소각으로 이를 처리하는 것이다. 소각으로 인해 발생한 연기는 수도권 상공에 머물며 대기를 악화시킨다.

여기에 낡은 경유차가 뿜어내는 매연, 도심 빈민들이 난방과 취사를 위해 타이어 등 각종 폐자재를 태운 연기, 건설공사 먼지 등이 더해지면서 뉴델리의 겨울 대기는 최악이 된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초 뉴델리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천㎍/㎥를 넘나들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의 안전 기준은 25㎍/㎥이다.
올해도 이미 뉴델리 인근 지역 농부들은 잔여물 소각을 시작했고 뉴델리의 공기질 지수(AQI)도 최근 200을 넘어서며 나빠졌다.
델리 주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크게 확산한 올해의 경우 대기 질 악화로 인한 건강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지난 5일부터 대기오염방지 캠페인도 시작했다.
이 캠페인에는 도로 먼지 청소, 매연 관리, 전기차 지원 강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대기오염 상황을 감시하는 전략 회의실(워룸)도 설치됐다.
케지리왈 주총리는 "코로나19는 폐를 주로 공격하는데, 뉴델리의 대기가 나빠지는 겨울철에는 사람들의 건강이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7일 오전 인도 보건·가족복지부 집계 기준 누적 확진자 수는 675만7천131명으로 전날보다 7만2천49명 증가했다.
인도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8월 초부터 세계 최다 기록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달 중순 10만명에 육박하며 정점을 찍은 뒤 최근에는 확산세가 다소 주춤해진 분위기다.
누적 사망자 수는 10만4천555명으로 전날보다 986명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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