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교수, 대한의학회지에 사례 보고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확진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가 처음으로 보고됐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 연구팀은 HIV에 걸린 한국인 남성이 코로나19로 확진된 사례 보고서를 대한의학회지(JKMS)에 게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남성은 영국에서 지난 3월 29일 한국으로 입국하는 과정에서 인후통과 기침을 보고했다. 이에 따라 검역 과정에서 바로 격리돼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는 3월 30일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그는 입원 중 마른기침과 미각 및 후각 상실 등의 증상을 보였고,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는 폐렴이 확인됐으나 산소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악화하지는 않았다. 코로나19 치료 중에도 7년 동안 복용해왔던 HIV 치료제는 지속해서 복용했다. 그는 입원 31일 만에 퇴원했다.
연구팀은 이번 사례가 HIV 감염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됐더라도 HIV를 잘 통제한다면 일반 코로나19 환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연구팀은 "HIV 감염자는 면역력이 약한 것으로 간주 되지만 이번 사례를 볼 때 평상시 HIV 감염자가 적절한 코로나19 치료를 받으면 만족스러운 예후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HIV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다. 인간 체내에서 생존하고 증식하면서 감염인의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사람에게서 사람에게로 전파된다. HIV에 걸렸다고 모두 에이즈 환자는 아니다. 에이즈는 HIV 감염에 의해 면역세포가 파괴돼 면역기능이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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