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캐나다 발레단들, 공연 줄취소…'효자' 수입원 없어져 타격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차이코프스프키의 '호두까기인형'은 세계 유수의 발레단이 겨울마다 무대에 올리는 작품이다.
하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탓에 미국과 캐나다에서 호두까기인형을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4대 발레단 중 한 곳인 뉴욕시티발레단과 밀워키발레단을 비롯해 미주지역 발레단 다수가 올해 호두까기인형 공연을 취소했다.
겨울 대표공연의 취소는 발레단에 큰 타격이다.
텍사스주(州) 포트워스의 '텍사스발레극장'의 경우 호두까기인형 공연을 취소하면서 200만달러(약 22억9천400만원)가량의 수입을 날리게 됐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의 발레단 '발레멧'은 연간 200만달러 표 수입 가운데 140만달러(약 16억580만원)를 호두까기인형으로 벌어왔는데 올해 공연을 취소하면서 이를 잃게 됐다.
발레멧의 수 포터 대표는 "호두까기인형 공연은 재정에도 중요하지만, 발레단의 핵심 마케팅수단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은 호두까기인형에서 단역으로 출연하고자 발레단 무용학원에 등록하고, 성인들은 호두까기인형을 통해 발레공연에 입문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발레단들은 '비대면 공연'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보스턴발레단은 올해 호두까기인형을 취소하는 대신 과거 공연 녹화본을 1시간 분량으로 편집해 TV에 내보낼 계획이다. 이 발레단도 호두까기인형으로 1년 예산의 20%인 800만달러(약 91억8천만원)를 벌어왔다.
지난 8월 일찌감치 호두까기인형 공연을 취소한 캐나다 국립발레단은 미래에 대비해 대면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티켓과 비교적 싼 가격에 온라인공연을 볼 수 있는 티켓을 조합한 '하이브리드 프로그램' 마련을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예술·엔터테인먼트산업에도 큰 충격을 줬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지난 8월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미국 예술·엔터테인먼트산업에서 140만개 일자리가 사라지고 425억달러(약 48조7천687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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