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상장사 중 13개사가 헤지펀드 추천 감사 선임"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한 상태에서 감사위원을 분리 선임하면 국내 상장사 중 87%가 헤지펀드 추천 인사를 선임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은 13일 자동차산업회관에서 출범식을 갖고 이같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출범식에서 KIAF는 초대 회장에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 감사에 정순남 전지산업협회 부회장, 미래산업연구소장에 송원근 연세대 객원교수를 선임했다.
출범식에는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한국석유화학협회 등 5개 기관이 참여했다.
정만기 회장은 인사말에서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해외 투기 자본과 국외 경쟁기업 추천 인사가 감사 겸 이사에 선임될 수 있다"며 "우리 군의 작전회의에 적군이 참여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15대 주요 상장사의 외국인 지분율과 대주주 및 특수 관계인 지분율, 엘리엇의 현대차[005380] 사외이사 선임 당시 외국인 주주 투표 성향을 고려해 분석한 결과,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고 감사위원을 분리선임할 경우 상장사 중 최대 13개사(87%)에서 헤지펀드 추천 인사를 감사위원 겸 이사로 선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엘리엇이 사외이사로 추천한 3명에 대한 외국인 주주의 찬성률은 당시 각각 45.8%, 49.2%, 53.1%였다.
만약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한 상태에서 최대 찬성률인 53.1%의 외국인 주주가 감사 선임을 위해 결집할 경우, 15개 상장사 중 13개 기업에서 외국인 지분이 25% 이상의 의결권을 확보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외국인 지분이 68.4%인 한 상장사에서 주주제안을 통해 헤지펀드 추천 인사 감사 선임안이 상정되고, 이 중 53.1%가 여기에 동조할 경우 외국인 지분이 36.3%의 의결권을 확보하게 된다.
감사 선임 등 주총 보통결의 요건은 출석 주주의 과반수가 찬성하고 이들이 보유한 주식이 전체 주식의 25% 이상이어야 한다. 이 때문에 KIAF는 외국인 지분이 25% 이상의 의결권을 확보했을 때 경영권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정 회장은 "국내 소액주주와 기관투자자들이 헤지펀드 추천 인사의 감사위원 선임을 전원 반대한다고 해도 15개 기업 중 최소 8개사의 외국인 지분이 25% 이상의 의결권을 확보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고 섀도 보팅 폐지에 따라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게 되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을 따라 해외 헤지펀드에 동조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순남 전지산업협회 부회장은 운영방향 발표에서 "지난해 9월 이후 26개 업종별 단체들은 연구·조사와 공동사안 해결 및 대안 창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포럼을 개최해 왔다"며 "앞으로 연구조사, 포럼 개최, 정책 건의 등의 기능을 지속적이고 공식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KIAF를 사단법인으로 공식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KIAF는 앞으로 진행할 포럼에서 이업종 협력 확대를 통한 미래 산업 창출 방안, 외국인 투자업체의 한국 내 경영 여건 진단 및 과제, 2021년 산업경제 전망과 과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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